26년 만에 최고 찍은 한반도 바다 수온…해양 생태계 변화
고등어·참다랑어 난류성 어종 북상…상어도 먹이 따라 이동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이우경인턴기자 = 최근 동해안에서 식인 상어로 알려진 백상아리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상어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해양 생태계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해안에서 상어 출몰이 잦아진 배경에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 생태계 변화가 꼽힌다. 수온 상승으로 과거보다 따뜻해진 동해 해역에 난류성 어종이 북상했고, 먹이를 따라 이동하는 대형 상어의 유입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상어의 활동 범위와 개체 수, 출현 빈도 역시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해안의 상어 출몰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2022년 1건에 불과했던 상어 출몰 신고는 2023년 29건으로 늘었고, 2024년 44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 이미 56건을 기록하며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청상아리, 청새리상어, 무태상어 등 인명 피해 가능성이 있는 대형 상어가 잇따라 확인됐다. 영화 '죠스(Jaws)'로 알려진 백상아리까지 모습을 드러내면서 해수욕장 안전 관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백상아리는 최대 6.5m까지 성장하는 대표적인 대형 포식자다.
상어 출현 증가의 배경에는 빠르게 진행되는 해양 온난화가 자리 잡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1~6월 우리 바다 평균 표층수온은 17.17도로, 2001년 이후 최근 26년간 관측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도 높고, 기존 최고 기록이었던 2020년보다도 0.52도 상승했다.
1968년부터 진행된 정선해양관측에서도 올해 상반기 표층수온은 15.34도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위성 관측과 현장 조사 모두 해양 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수과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높은 기온과 올봄 맑은 날씨로 태양 복사에 의한 해수면 가열이 강해진 데다, 평년보다 강한 대마난류 유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수온 변화는 동해 생태계 전반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난류성 어종이 북상하면서 과거 남쪽 해역에 주로 머물던 어종이 동해에서도 발견되고 있으며, 이를 먹이로 삼는 대형 포식자의 출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참다랑어다. 최근 경북 울진과 영덕 앞바다에서는 이틀 동안 약 100㎏ 규모의 참다랑어 2000여 마리가 잡히며 220t이 넘는 어획량을 기록했다. 국내 참다랑어 연간 할당량의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로, 따뜻해진 동해가 난류성 어종의 새로운 서식 환경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해양 온난화가 단순히 특정 어종의 이동에 그치지 않고 먹이사슬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수온 변화가 어종 분포와 수산업 환경, 해양 안전 문제까지 연결되는 만큼 장기적인 관측과 대응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권순욱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올해 상반기 우리 바다 수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해양온난화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기후변화 감시와 예측 고도화를 위한 과학적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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