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예상밖 기준금리 5.75% 동결…"인상 대신 해외자금 유치"

기사등록 2026/07/23 09:30:38
[서울=뉴시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페리 와르지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총재가 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한국은행-인도네시아 중앙은행 통화스왑 계약 연장'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6.02.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국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은 시장 예상과는 달리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해외자금 유입을 늘리기 위한 새로운 정책을 내놓았다.

23일 자카르타 타임스와 마켓워치, MSN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전날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5.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중앙은행은 다른 2개의 정책금리인 익일물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도 각각 4.75%와 6.50%로 동결했다.

시장 사전 조사에선 이코노미스트 33명 가운데 20명이 0.25% 포인트 추가 인상을 예상했고 나머지 13명은 동결을 점쳤다.

중앙은행은 5월과 6월 두 차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 포인트씩 합쳐서 1.00% 포인트(100bp) 올렸다. 현행 기준금리는 2025년 4월 이래 최고치다.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이 2회의 연속 금리 인상으로 루피아 방어에 나선데 이어 추가 긴축 대신 외국인 투자 유치와 환율 안정 효과를 노리는 기조를 택했다고 평가했다. 

루피아는 인도네시아의 재정 건전성과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우려, 논란이 된 원자재 수출 정책 등을 배경으로 하락 압력을 받아왔다.

여기에 더해 순(純)원유 수입국인 인도네시아는 이란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중동정세 불안으로 자금 유출 압박에 직면했다.

페리 와르지요 중앙은행 총재는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동결이 루피아 환율 안정을 유지하고 물가를 목표 범위 안에서 관리하기 위한 정책 기조와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른 정책 수단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페리 와르지요 총재는 밝혔다.

이와 관련 중앙은행은 기업과 투자자들이 환율 변동 위험에 대비하는(헤지) 비용을 낮추고 미국 달러 대신 다른 통화도 더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새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페리 와르지요 총재는 "중앙은행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며 "금리를 추가 인상해 국내 금리를 끌어올리거나 금리는 유지한 채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과 채권(포트폴리오) 등에 투자하려고 들여오는 자금을 늘리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는 방안"이라고 전했다.

그는 "후자가 국내 금리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해외 자금을 유치하고 환율을 안정시키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동결 발표 직후 루피아 환율은 다소 강세를 보여 1달러=1만7875루피아로 거래됐다. 기자회견 직전 1만7898루피아보다 소폭 상승했다.

루피아는 지난달 8일 달러당 1만8190루피아까지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서 약간 회복했지만 여전히 1만8000루피아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페리 와르자요 총재는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또 엘니뇨에 따른 가뭄이 식품 가격을 끌어올릴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인도네시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7년까지 중앙은행 목표 범위인 1.5∼3.5% 안에서 유지되고 근원물가 상승률도 3%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는 연료 가격 상승 여파로 3.34%를 기록해 3개월 만에 고수준을 기록했다. 5월 상승률은 3.08%다.

시장에서는 엘니뇨로 인해 평년보다 건조한 날씨가 농산물 생산에 차질을 빚어 앞으로 수개월 동안 식품 가격을 중심으로 추가 물가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중앙은행은 은행권 내 유동성 편중을 완화할 목적으로 유동성 정책도 조정했다.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은행권 전체적으로는 대출을 공급하기에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앙은행은 정부지출 확대와 경기부양책이 경제를 뒷받침한다면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도 종전과 같은 4.9∼5.7%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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