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추산, 올해 들어 130억불 수익 거둬…사용처 엇갈려
수탁 목적이라고 했지만…트럼프 "미국 돈 벌고 있다" 주장
베네수 경제, 기대만큼 회복 안돼…"수익 전액 안 돌려 준 듯"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올해 베네수엘라 원유 판매로 130억 달러(19조2000여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뒀지만 사용처를 명확히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하고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새 지도자로 앉혔다.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을 장악하고 일부 제재도 중단했다.
베네수엘라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25%를 석유 수익에 의존하는 만큼, 시장에서는 제재 완화가 침체된 베네수엘라 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 자금을 관리한 지 6개월이 지났음에도, 경제 회복 조짐이 미미하다고 지적한다. 미국이 원유 판매 수익금 전액을 베네수엘라로 돌려주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다.
워싱턴 소재 경제정책연구센터(CEPR)의 베네수엘라 경제학자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는 "올해 1분기 석유 수익이 늘었음에도, 베네수엘라의 공식 1분기 성장률은 2.5%로 최근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FT는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석유 자금의 사용처를 두고 엇갈린 설명을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행정명령은 미국의 역할을 애초 자금을 대신 보관·관리하는 '수탁(custodial)'으로 규정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통해 "많은 돈을 벌고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는 지난 4월 약 30억 달러의 원유 판매 대금을 베네수엘라로 송금했으며 회계법인 KPMG가 관련 계좌를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분기별 보고서도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후 아무런 자료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 호아킨 카스트로(텍사스주)는 FT에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은 처음부터 석유, 권력, 부패에 관한 것이었다"며 "수십억에 달하는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익이 투명성이나 안전장치없이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통제됐다"고 비판했다.
FT는 화물 데이터업체 케이플러와 가격 분석업체 아구스미디어 등을 분석해서,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들어 베네수엘라 석유 수입으로 약 130억 달러 넘게 벌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이 관리하는 원유 판매 수익을 추적하기 위해 개설한 웹사이트에는 지난 3월 사회보장기금 명목으로 3억 달러가 송금된 기록만 있었다.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대사관은 지난달 대지진 이후 원유 판매 수익을 "특정 재건 사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신 벤저민 게단은 "민주당이 11월 총선에서 상·하원 가운데 한 곳이라도 장악하면 해당 자금에 대한 조사에 나설 수 있다"며 "베네수엘라 석유 자금 배분을 둘러싼 소환장 발부와 증언 요구가 잇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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