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로도 안 잡힌다"…英 성관계로 퍼지는 '슈퍼 이질균' 비상

기사등록 2026/07/23 00:01:00
[서울=뉴시스] 시겔라균 (사진=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 홈페이지)

[서울=뉴시스]전민영 인턴 기자 = 영국에서 성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약제내성 세균성 이질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보건당국이 경고에 나섰다.

과거에는 주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감염되는 질환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남성과 성관계를 하는 남성을 중심으로 성접촉 과정에서 전파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여기에 치료에 쓰이는 항생제까지 잘 듣지 않는 균주가 증가하면서 새로운 공중보건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균성 이질은 시겔라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감염성 대장염이다. 영국보건안전청(UKHSA)에 따르면 항문 성접촉 등으로 대변의 미세한 입자가 닿으면 시겔라균에 감염될 수 있다. 감염되면 1~4일 안에 설사, 혈변, 복부 경련,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2026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란셋 감염병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영국에서 2004~2020년 수집한 소넨 시겔라균 3514건을 분석한 결과, 성접촉으로 전파되는 균주는 다른 경로로 전파되는 균주보다 더 넓게 확산하고 전파 강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서도 관련 감염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UKHSA의 자료에 따르면 성접촉과 관련된 시겔라 감염은 2023년 총 2052건에서 2024년은 2318건, 2025년에는 2560건으로 늘었다. 항생제 효과도 크게 떨어지고 있었다. 검사한 소넨 시겔라균의 86%, 플렉스네리 시겔라균의 94%에서 항생제 내성이 확인됐으며 소넨 시겔라균은 절반 이상이 광범위 약제내성 균주였다.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손 씻기와 음식 위생관리만으로는 성접촉에 의한 전파를 막기 어렵다며 성접촉으로 전파되는 세균성 이질을 기존 감염병과 구분해 별도의 감시와 예방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UKHSA는 성관계 전후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콘돔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또 시겔라 감염 진단을 받았다면 마지막 증상이 사라진 뒤 7일 동안 성관계를 피하고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포함한 다른 성매개감염 검사도 받을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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