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공습과 보복 공격 지속
후티 위협에 사우디 원유선 회항
흑해 공급 차질도 유가 밀어 올려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고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봉쇄를 위협하면서 21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2% 넘게 올랐다. 5주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중동의 주요 원유 수송로 두 곳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을 자극한 영향이다.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1.79달러(2.01%) 오른 배럴당 91.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의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배럴당 84.91달러로 2.02% 상승했다. 종가 기준 브렌트유는 지난 6월 10일, WTI는 6월 1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가 상승의 가장 큰 배경은 중동의 확전 우려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란도 바레인과 쿠웨이트, 요르단의 미국 관련 시설을 공격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유조선 피격까지 발생하며 원유 수송 불안이 다시 커졌다.
홍해에서도 새로운 위험이 불거졌다. 20일(현지시간) 친이란 성향의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격에 대응해 홍해 지역을 봉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중국과 인도로 향하던 사우디산 원유 운반선 2척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지 않고 수에즈운하 방향으로 항로를 돌렸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핵심 길목이다. 이곳이 막히면 선박은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야 해 운송 기간과 비용이 크게 늘어난다.
CNBC는 시장분석업체 케이플러 자료를 인용해 지난 6월 기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량이 하루 740만 배럴로, 전 세계 산유량의 약 7%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이미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바브엘만데브까지 막히면 중동의 양대 원유 수송로가 동시에 차단되는 셈이라고 CNBC는 짚었다.
흑해에서도 공급 부담이 커졌다. 카스피해 송유관 컨소시엄은 러시아 노보로시스크 인근 터미널의 유조선 공격 이후 카자흐스탄산 원유 인수와 선적에 차질을 빚었다. 이 송유관은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를 운송한다.
에너지 컨설팅업체인 겔버 앤드 어소시에이츠는 "이번 상승은 당장 원유 공급량이 줄어든 것보다는 홍해 통항 불안과 사우디의 아시아 수출 불확실성이 시장에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중동과 흑해의 물류 불안이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의 상승 압력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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