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부채 147.5조 미반영…예정처 "회계처리 재검토"

기사등록 2026/07/22 06:30:00 최종수정 2026/07/22 06:44:23

예금 부채 87.9조·보험 적립금 59.7조

국가가 원리금·보험금 지급 전액 책임

'101.6조' 주택청약예수금은 부채 반영

유사 지급의무 회계처리 일관성 필요"

[서울=뉴시스]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국가가 지급을 책임지는 우체국예금과 우체국보험 관련 부채 147조5000억원이 국가 재정상태표 본문에 반영되지 않고 주석으로만 공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가 반환 의무를 부담하는 주택청약저축 예수금은 국가 부채로 인식하고 있어 유사한 지급 의무에 서로 다른 회계처리가 적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2025회계연도 결산 국가재무제표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체국예금 고객예수금 관련 부채는 87조8757억원으로 집계됐다.

우체국보험 적립금 관련 부채는 59조6737억원이었다. 이를 합산하면 우체국예금·보험 관련 부채는 총 147조5494억원에 달한다.

해당 부채는 국가 재정상태표의 부채 항목에는 포함되지 않고 재무제표 주석을 통해 별도로 공시되고 있다.

현행 국가회계처리지침이 우체국예금 고객예수금과 우체국보험 적립금 관련 자산·부채를 재정상태표에 반영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체국예금과 보험 관련 자산도 함께 재정상태표 본문에서 제외된다. 지난해 말 우체국예금 관련 자산은 97조117억원, 우체국보험 관련 자산은 66조8247억원으로 총 163조8364억원이다.

이에 따라 우체국 관련 부채 147조5000억원을 현재 국가부채에 그대로 더해 실제 나랏빚이 그만큼 더 많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자산과 부채를 함께 인식할지를 포함해 회계처리 방식의 적정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 예정처 지적의 핵심이다.

정부는 우체국 금융사업의 자산이 실질적으로 예금자와 보험계약자를 위한 자금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재정상태표 본문에서 제외하고 있다.

정부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 고객 자금까지 국가 자산으로 인식하면 국가의 재정 규모가 과대 표시될 수 있다는 취지다.

그러나 우체국예금과 보험은 일반 금융회사 상품과 달리 국가가 최종 지급 책임을 진다.

관련 법률에 따라 국가는 우체국예금의 원금과 이자 지급을 책임지고, 우체국보험 계약에 따른 보험금 등도 보장한다.

지급 문제가 발생하면 정부 재정이 투입될 수 있는 의무인 만큼 국가회계상 부채로 인식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회계기준은 과거 사건의 결과로 국가가 부담하는 현재 의무 가운데 이를 이행하기 위해 자원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고, 금액을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있는 경우 부채로 인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정처는 국가가 지급을 보장하는 우체국예금 고객예수금과 우체국보험 적립금이 이러한 부채 인식 요건에 해당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주택청약저축 예수금과의 회계처리 차이도 쟁점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말 주택도시기금의 주택청약저축 예수금은 101조6126억원으로 국가 재정상태표상 부채에 반영됐다. 가입자가 납입한 자금을 정부가 관리하고 향후 돌려줘야 한다는 점에서는 우체국예금과 유사하지만 회계처리는 서로 다른 셈이다.

우체국 관련 부채 규모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우체국예금·보험 관련 부채는 2023년 약 141조원에서 2024년 약 146조8000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약 147조5000억원까지 증가했다. 2년 동안 6조원 넘게 불어난 규모다.

우체국예금 자금 일부가 국가 재정 운용에 활용된다는 점도 회계처리 재검토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우체국예금 자금은 공공자금관리기금 등에 예탁될 수 있다. 공공자금관리기금은 국고채 발행 자금과 각종 기금의 여유자금 등을 통합 관리해 정부 사업과 다른 기금에 융자하는 역할을 한다.

우체국예금·보험 관련 자산과 부채는 재정상태표 본문에서 제외하면서도 자금 운용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과 비용은 국가 재정운영표에 반영되는 구조다.

예정처는 "국가가 지급 책임을 부담하고 있는 우체국예금과 우체국보험 관련 자산·부채의 회계처리 적정성을 검토하고, 유사한 국가 지급 의무 사이에 일관된 기준이 적용되도록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재정경제부. 2026.01.06. ppkj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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