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 신분증, 초소형 이어폰…토픽 부정시험 일당 113명 적발

기사등록 2026/07/21 12:00:00 최종수정 2026/07/21 13:12:24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위조 신분증·소형 이어폰 등 '토픽 고득점'

브로커 1심 징역 3년…중국 총책 추적 중

위조 신분증과 대리시험, 초소형 이어폰·송수신기 등 첨단 장비를 동원해 한국어능력시험(TOPIK) 성적을 부정 취득한 외국인과 브로커 등 113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사진은 중국 총책이 중국 SNS 샤오홍슈에 게시한 광고글. 2026.07.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용윤신 기자 = 위조 신분증과 대리시험, 초소형 이어폰·송수신기 등 첨단 장비를 동원해 한국어능력시험(TOPIK) 성적을 부정 취득한 외국인과 브로커 등 113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토픽을 부정하게 응시해 시험감독관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대리시험 브로커 B(28)씨를 구속 기소하고 대리시험을 의뢰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시험에 응시한 11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위조 외국인등록증 등 위조신분증을 사용한 일부 피의자들에 대해서는 공문서위조 등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기소 후 B씨는 지난 6월 말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 일부 대리시험 응시자들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경찰은 응시생들에게 소형 이어폰과 송수신기 등 장비를 공급한 장비 전달책 2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추적 중이며 중국 총책도 국제공조수사를 통해 뒤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 총책 A씨는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샤오홍슈 등에 대리 응시 또는 부정 장비를 이용한 토픽 고득점을 광고하고 대리시험 의뢰자 명의의 위조 신분증을 제작하거나 대리시험 의뢰자와 용모가 비슷한 응시자를 선발해 부정 장비를 공급했다.

B씨는 의뢰자의 인적 사항을 중국 총책에게 전달하고 매크로 프로그램을 제작해 자동 로그인, 시험장 선점, 일괄 결제 등 시험 접수 전 과정을 관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21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서 국제범죄수사대 국제범죄수사1계 김성호 계장이 토픽시험 부정 취득 외국인 일당 검거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7.21. yesphoto@newsis.com

장비 전달책들은 부정 응시자들에게 소형 이어폰과 송수신기 등 첨단 장비를 전달하고 시험 당일 실시간으로 정답을 전달했다. 대리시험 응시자들은 시험 당일 위조 신분증과 접수증을 전달받아 시험장에 들어가 대신 시험을 치렀다.

대리시험 의뢰자들은 중국 SNS 광고를 보고 B씨와 접촉해 1인당 약 1만위안~3만5000위안(한화 약 200만원~800만원)을 지급하고 대리시험을 의뢰했다. 대리 응시자들은 건당 80만원을 받고 시험에 응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중국 총책을 정점으로 브로커, 장비 전달책, 대리시험 의뢰자와 대리 응시자로 역할을 분담해 범행을 저질렀다.

B씨는 대학원 컴퓨터 전공 지식을 활용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제작·운용하고 소형 이어폰과 송수신기, 단체회의 애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해 정답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등 지능적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용모가 비슷한 대리 응시자를 정밀하게 매칭하고 위조 신분증과 첨단 장비까지 동원하는 등 조직적으로 계획된 범죄인 데 비해 현행 시험 관리 체계는 시험감독관이 육안으로 본인을 확인하는 방식이어서 적발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정하게 취득한 토픽 성적으로 대학에 입학하거나 졸업하고 장학금을 수령하는 등 공정하지 못한 과정으로 피해자가 발생했음에도 일부 의뢰자들은 "형사처벌을 받을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점점 더 지능화되는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수사 전문성 및 관계기관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관련 범죄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강도 높은 단속 활동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와 국립국제교육원은 각 부정행위자가 소속된 대학에 토픽 부정행위 처분 내용을 통보해 대학들이 즉시 해당자에 대한 학위 취소, 장학금 환수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할 예정이다. 응시자 신분증 확인 절차의 한계를 보완하는 등 토픽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특단의 부정행위 방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유효한 신분증의 종류를 엄격히 제한하고, 대리시험에 준해 위조 신분증으로 응시한 경우의 제재 기준을 상향하겠다"라며 "대리시험, 문제지 유출, 첨단 장비 활용 등 조직적인 부정행위와 관련된 부정행위들을 중대 부정행위로 규정하고 제재 기준을 강화할 계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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