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 감소에 교육교부금 축소?…"개편 논의 즉각 중단"

기사등록 2026/07/21 11:02:09

전교조 등 교육·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

"교육 예산 축소는 미래 투자를 포기하는 일"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과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공개토론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6.07.08.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사교육걱정없는세상·교육대개혁국민운동본부 등 21개 교원단체 및 시민단체들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21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에산을 줄이는 것은 아이들을 위한 미래 투자를 포기하는 일"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현재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전체 내국세의 20.79%는 초중고교 교육을 위한 교육교부금으로 자동 배분되고 있다. 교육교부금은 지방교육의 안정적인 재원 확보와 지역 간 교육격차를 완화하고자 1972년 도입한 제도다.

저출생으로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가운데, 반도체 호황으로 올해 100조원가량의 초과 세수가 예상되면서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에 불이 붙었다. 현재 교육부와 기획예산처는 내국세 20.79%를 자동 배정하는 현행 방식을 폐지하고 학령인구와 경상성장률을 연동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교육교부금 개편을 저지하고자 연대한 21개 교육·시민사회단체는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교육재정을 축소하는 것은 교육의 공공성과 지역 교육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도승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수석부회장은 "교육은 상품이 아니다"며 "학생 수가 줄었다고 국가의 책임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줄어들수록 한 명 한 명에게 더 많은 교육과 돌봄을 제공하는 것이 국가의 책임"이라고 했다.

대학무상화평준운동본부는 "국민 수가 줄어든다고 해서 군대를 없애고, 경찰을 줄이며, 닦아 놓은 도로와 철도 관리 예산을 함부로 잘라낼 수 있느냐"며 "'학생이 줄어드니 돈도 적게 써야 한다'는 참으로 단순하고 위험한 생각"이라고 했다.

과밀학급 해소, 기초학력 지원, 특수교육, 상담, 무상급식과 무상교육, 학교 안전시설 개선 등 교육 현장의 과제가 산적해 안정적이고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학생 수가 줄어도 학교와 학급은 유지돼야 한다. 오히려 지금 우리 교실에는 기초학력 지원, 정서적 위기 학생 상담, 특수교육 확대, 그리고 노후 시설 개선과 안전 확보 등 더 촘촘하고 질 높은 투자가 절실하다"며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면서 교육재정의 기반을 흔드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이라고 말했다.

구희연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상임대표는 "교육은 투자이고 사회안전판이며 AI와 반도체 등을 선도할 인재를 키우는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교부금을 사회적인 공론화 없이 축소시킨다면 당장 무상급식, 고교무상교육, 무상교복, 체험학습비 등의 교육복지가 중단되거나 타격을 받을 것이 뻔하고 그 피해는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에게도 돌아간다"고 했다.

교육교부금 축소로 공교육이 부실해지면 사교육이 팽창하고, 예산 부족으로 학교 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가 더 열악해질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학교 재정이 흔들려 공교육이 부실해지면 그 틈을 타 학원과 과외 같은 사교육 시장이 커지고 부모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진다"며 "우리가 교육 예산을 끝까지 지키려는 이유는 학부모들이 입시 경쟁에서 벗어나 사교육비 걱정 없이 아이를 키우고, 아이들이 친구를 짓밟는 무한 경쟁 대신 서로 손을 잡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정인용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장은 "학교 현장에서 대책 없는 예산 칼질이 부를 문제점은 이미 증명됐다. 조리실무사 정원을 채우지 못해 단 2명의 노동자가 1000명이 넘는 학생의 급식을 준비하다 터져 나온 부실급식 사태, 예산이 모자라다는 이유로 각종 불합리에 내몰리는 기간제 교사와 교육공무직 노동자 등 각종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이 그 증거"라며 "예산을 깎겠다는 것은 노동자들을 극한의 노동으로 내몰고, 우리 아이들의 밥상과 안전을 위협하겠다는 소리와 같다"고 했다.
 
이날 참석 단체들은 교육재정 축소 시도에 지속적으로 공동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나라 살림의 어려움을 아이들의 교실에서 해결하려는 시도를 멈추고, 공교육의 국가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육재정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교육재정 축소 시도에 공동 대응하며 공교육의 안정적 재원 확보를 위해 연대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575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