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역 서울 거주자 노도강 매수 95% 급증
성북→노도강·영등포→금관구 이동 뚜렷
노도강·금관구 집값 상승률도 서울 평균 웃돌아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서울 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 구매 부담이 커지면서 서울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외곽 지역으로 매수 수요가 이동하는 '하향 이동'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에서는 해당 지역 주민의 자체 매수보다 다른 서울 자치구 거주자의 매수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노도강 지역의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매수는 1만120건으로 전년 동기(6963건)보다 45.3% 증가했다. 금관구도 같은 기간 7265건에서 1만355건으로 42.5% 늘었다.
이는 최근 5년 상반기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노도강 매수는 2022년 4862건에서 2023년 3954건, 2024년 4876건, 지난해 6963건을 거쳐 올해 1만120건으로 늘었다. 2022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금관구도 2022년 1만285건에서 2023년 5418건, 2024년 8918건, 지난해 7265건을 기록한 뒤 올해 1만355건으로 증가해 최근 5년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외곽 지역의 매수 증가세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보다 다른 서울 자치구에 주소지를 둔 매수자에게서 더욱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노도강을 매수한 다른 서울 자치구 거주자는 279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31건)보다 95.4% 급증했다. 같은 기간 노도강 거주자의 노도강 자체 매수가 31.5%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3배 가량 빠른 증가세다.
금관구에서도 외부 수요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다른 서울 자치구 거주자의 금관구 매수는 지난해 상반기 1847건에서 올해 3191건으로 72.8% 늘어, 금관구 주민의 자체 매수 증가율(40.9%)을 웃돌았다.
지역별로 보면 노도강 지역을 매수한 수요는 인접한 동북권에서 가장 많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성북구 거주자의 노도강 매수는 지난해 상반기 249건에서 올해 469건으로 88.4% 증가해 가장 많았다. 중랑구는 148건에서 279건으로 88.5%, 동대문구는 132건에서 221건으로 67.4% 늘었다.
증가율로 보면 강서구 거주자의 노도강 매수는 22건에서 81건으로 268.2% 증가했고, 관악구는 38건에서 126건으로 231.6%, 영등포구는 31건에서 98건으로 216.1% 늘었다.
금관구에서는 영등포구 거주자의 매수가 가장 많았다. 영등포구 거주자의 금관구 매수는 지난해 상반기 228건에서 올해 847건으로 271.5% 급증해 건수와 증가율 모두 가장 높았다.
동작구도 221건에서 460건으로 108.1% 늘었고, 양천구는 163건에서 279건으로 71.2% 증가했다. 영등포구를 제외하면 증가율은 마포구가 187.7%(57→164건), 광진구가 141.7%(36→87건)로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수요 이동은 서울 집값 상승과 대출한도 축소로 주택 구매 여력이 줄어든 수요자들이 기존 선호 지역보다 가격대가 낮은 지역으로 매수처를 옮긴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영등포구가 12억8800만원, 동작구가 14억1400만원인 데 비해 금관구는 평균 7억5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영등포구·동작구와 비교하면 5억~7억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노도강도 평균 매매가격이 6억4100만원으로 성북구(9억4300만원), 동대문구(9억9400만원)보다 3억원 이상 낮았다. 지역별 평균 가격 차이를 고려하면 집값이 높은 지역에 주소지를 둔 수요가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매수 범위를 넓히는 흐름이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수요가 몰린 노도강과 금관구의 집값도 함께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구로구 아파트값은 7.05%, 관악구는 6.92% 상승했다. 노도강·금관구 6개 자치구의 평균 상승률은 5.40%로 같은 기간 서울 평균 상승률(5.11%)을 웃돌았다.
서울 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로 매수 여력이 제한되면서 수요가 사라지기보다 구매 가능한 가격대의 지역으로 이동하고, 이 같은 수요 확산이 외곽 지역의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 리서치랩장은 "예전에는 서울 관할 시도내 이동이 상급지 갈아타기 성격이 강했다면 요즘에는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전월세 가격 불안, 매물 부족 등이 겹치면서 갈 수 있는 가격대나 대출을 보태 살 수 있는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수요자들이 자신의 자금 사정에 맞춰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지역을 선택하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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