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영국 정부가 영국철강(British Steel)을 국유화한데 반발한 중국 징예그룹이 국제중재를 포함한 모든 법적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20일 홍콩경제일보와 신랑재경에 따르면 징예그룹 계열사인 징예강철(敬業鋼鐵)은 전날 성명을 내고 2020년 파산 위기에 처한 영국철강을 적법하게 인수하고서 1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켰지만 영국 정부가 국유화해 투자협정을 위반했다며 이같이 언명했다.
징예강철은 지난 5년간 영국철강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시설을 현대화하고 기술혁신을 이뤘으며 현지에서 수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현지 철강산업 발전에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영국 정부가 당초 공동 투자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데 이어 회사를 강제 접수하고 결국 국유화까지 단행했다며 "약속을 저버리고 법치를 훼손한 것은 물론 신의를 저버린 행위"라고 징예강철은 비판했다.
또한 징예강철은 이런 조치가 강탈행위와 다름 없으며 국제 투자 규범을 훼손하고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징예그룹은 영국 정부에 투자 손실 전액을 신속하고 충분하게 배상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양국 간 투자보장협정(BIT)에 따른 협의 절차를 이미 개시했으며 국제중재를 포함한 모든 법적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영국 정부가 충분한 경영계획 없이 영국철강을 성급하게 접수해 납세자 자금과 회사 경영 모두에 손실을 초래했다며 관련 정부 관계자와 회사 경영진의 법적 책임도 추궁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는 18일 성명을 내고 영국철강 국유화 문제가 중국 국민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영국 정부의 대응이 중국 투자자들의 영국 투자 환경에 대한 인식과 영국 정부의 신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교부는 중영 투자보장협정에 따라 중국 투자자의 합법적 권익이 충분히 보호돼야 한다며 영국 측에 시장 원칙과 계약 정신을 존중하고 보상 문제를 포함해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기업이 법적 절차를 통해 권익을 보호하는 것을 지지하며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필요할 경우 적절한 권익 보호 조치를 취하겠다고 표명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2025년 봄 징예집단이 영국철강의 고로를 폐쇄하려고 하자 안보상 이유 등을 들어 영국철강을 정부 관리하에 두고 조업을 계속하다가 국유화를 단행했다.
지난 5월 영국 정부는 영국철강 국유화를 위한 법안을 제출했고 법안이 7월15일 시행됐다.
영국 정부는 16일 국가안보와 사회기반 시설에 필수적인 철강 생산 기반을 유지하고 국내 제철소 폐쇄를 막기 위해 영국철강의 국유화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성명을 통해 "영국철강은 영국 산업 경쟁력의 초석"이라며 "숙련된 기술 인력의 일자리를 지키고 국가에 필수적인 철강 생산 능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영국철강은 1988년 민영화한 후 네덜란드 철강업체와 합병, 인도 타타스틸 인수를 거쳤으나 2019년 파산에 직면했다.
이후 2020년 징예그룹이 회사를 인수했지만 생산 비용 증가 등 영향으로 경영난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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