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부동산 금융정책 공개 토론
전세 대출·이주비·총량규제 해법 놓고 전문가 의견 엇갈려
실수요자 보호와 시장 안정 균형 두고 다양한 해법 제시
[서울=뉴시스]김민수 기자 = 정부가 부동산 금융정책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한 토론회에서 청년층 대출규제 완화, 전세대출 관리, 이주비 대출, 가계부채 총량규제를 둘러싸고 전문가들의 찬반 논쟁이 팽팽하게 맞섰다.
금융위원회는 15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를 개최했다. 전날 국토교통부 주관 토론회에 이어 열린 두 번째 부동산 정책 토론회다.
기조발제를 맡은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정부의 부동산 금융규제가 실수요자 보호와 시장 안정이라는 목표 사이에서 상충하는 지점이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고가 주택 수요를 억제하는 방안으로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 도입 필요성도 제시했다.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은 주택담보대출에 추가 비용을 부과해 차입 비용을 높이고 과도한 주택 투자 수요를 억제하는 방식이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전문가 7명이 ▲청년층 실수요자 지원 방안, ▲전세대출 관리, ▲이주비 대출 규제, ▲가계부채 총량규제 등 4가지 주제를 놓고 시장 안정과 실수요자 보호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우선 청년층 실수요자 지원 방안을 놓고 이견이 나왔다.
이대열 한국주택협회 정책본부장은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개인의 상환능력보다 부모의 자산 지원 여부에 따라 주택 구매가 가능해져 청년층 내부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며 "기존 정책대출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 완화는 굉장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공급이 제한된 상태에서 금융 지원을 늘리는 것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맞섰다.
전세대출 관리 방안에 관한 시각도 갈렸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전세대출 대부분은 정부 보증을 낀 보증부 대출"이라며 "가격 상승 부담이 분명히 있는 만큼 취약계층에게만 한정해서 지원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원장 삼프로TV 부사장은 "무주택 서민들에 대한 전세대출은 확대하면 확대했지 묶거나 축소하면 안 된다"며 "임대주택 재고율이 6~7%인 나라에서 전세대출이 주거복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 여부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이대열 본부장은 "이주비 부담분은 결국 조합원 분담금에 반영되고 이는 일반 분양가에 반영되는 구조"라며 "이주비 대출은 주택사업 추진을 위한 사업비 성격이 크기 때문에 가계대출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반면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재개발·재건축 구역에 실제 거주하는 조합원은 20~30%에 불과하다"며 "이들을 위해 대출을 더 해달라는 주장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가계부채 총량규제를 두고도 전문가들의 견해가 갈렸다.
서영수 SK증권 상무는 "2021년 하반기 집값을 안정시켰던 결정적 정책은 대출총량 규제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이었다"며 "다만 현재 가족 간 대여금 등 사적 금융이 늘어난 만큼 DSR 산정 시 이를 포함해 대출 한도를 결정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반면 김미루 KDI 박사는 "가계부채 대부분은 30~40대가 주택 구입이나 전세 자금 마련 과정에서 발생시키는 부채"라며 "총량규제는 단기적으로 활용할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유토론에서는 청년층의 정책 사각지대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20대 청년 최서은씨는 "청년을 위한 다양한 금융지원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소득이나 자산 기준 때문에 정작 도움이 필요한 청년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러한 정책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개선 방안이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이에 신진창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정책 대출을 결정하는 소득 기준이 1인당 소득이 되고 결혼을 하게 됐을 때는 맞벌이 부부의 소득을 단순 합산하는 게 아니라 그 규모를 줄이는 결혼 페널티 요소도 있다는 문제 제기가 계속 있다"며 "청년과 어려운 분들의 정책대출 프로그램에 소득과 자산 기준이 합리적이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지속적으로 개선·보완해나가겠다"고 답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부동산 문제는 실타래처럼 많이 얽혀 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는 문제"라며 "오늘 토론은 복잡한 실타래를 조금씩 정리해 보고 국민들도 다양한 시각을 함께 살펴보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나온 의견을 잘 정리해 23일 대토론회에서 더 깊이 있게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달 발표를 추진 중인 부동산 종합대책에 앞서 공급, 금융, 세제를 주제로 한 공개 토론회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후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를 열어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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