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기본 합의 후 첫 회담…양측 협상 15일 계속
레바논군 통제권 인수·헤즈볼라 무장해제 쟁점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미국의 중재로 이탈리아 로마에서 후속 협상을 시작했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의 '시범구역' 2곳에서 철수하고, 레바논군이 통제권을 넘겨받는 방안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양국 대표단은 이날 로마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기본 합의 이행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첫날 회담이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며 "양측 모두 협상을 진전시킬 의지를 보였다"고 밝혔다. 회담은 15일까지 이틀간 이어진다.
이번 회담은 양국이 지난달 26일 워싱턴에서 다섯 차례 협상 끝에 기본 합의를 체결한 뒤 처음 열린 후속 회담이다. 전체 협상으로는 6차 회담이다.
기본 합의에는 레바논 전쟁 종식과 헤즈볼라 등 무장단체의 무장 해제, 레바논군의 남부 배치,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철수 등이 담겼다.
핵심 쟁점은 레바논 남부에 설정된 2곳의 '시범구역'이다. 이스라엘군이 철수하면 레바논군이 진입해 통제권을 넘겨받고, 헤즈볼라의 무기와 군사시설이 제거됐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양국 군과 현장 이행 절차를 조율 중이다.
레바논은 다른 의제를 논의하기 전에 이스라엘군이 시범구역 철수를 즉시 시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도 협상단에 추가 논의를 시작하기 전 대표단에 철수 개시와 단계별 일정 제시를 촉구하라고 지시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은 시범구역 2곳에 관한 합의를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번 로마 회담이 이를 진전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레바논에서 실질적인 휴전을 이루기 위해 이탈리아가 회담 개최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합의 이행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헤즈볼라는 자신들을 배제한 채 체결된 기본 합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무장 해제 요구도 거부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무장한 상태로 남아 있는 한 레바논 남부에서 군대를 완전히 철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최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레바논에서 합의된 병력 재배치를 이행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압박이 실제 철수로 이어질지가 주목된다. 15일 회담에서는 첫 시범구역의 철수 시점과 검증 주체를 둘러싼 절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국경을 따라 레바논 영토 안쪽 약 10㎞ 구간을 '완충지대'로 규정하고 점령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북부 지역 주민을 헤즈볼라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완충지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스라엘군은 점령 지역 주민들을 대피시킨 뒤 마을과 시설을 폭파했다. 지하터널 등 헤즈볼라가 사용한 군사시설을 파괴하는 작전이라는 설명이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전쟁이 시작된 이후 레바논에서 4000명 이상이 숨지고 100만명 이상이 삶의 터전을 떠났다. 같은 기간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이스라엘군 32명과 민간인 4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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