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재 기자 명예훼손' 김어준, 1심 벌금 2천만원…"죄질 불량"(종합)

기사등록 2026/07/14 15:15:00 최종수정 2026/07/14 15:17:30

김씨 "이동재가 허위 제보 종용했다" 발언 문제돼

法, 벌금 2천만원 선고…사과? 질문에 묵묵부답

"의견 아닌 사실적시…미필적으로나마 허위 인식"

[서울=뉴시스] 이태성 기자 = 서울북부지법 형사14단독 강경묵 판사는 14일 오후 김씨의 정보통신망법 위반(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김씨가 재판을 마치고 법원을 빠져나가는 모습. 2026.07.04. victory@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에 대한 허위 사실을 반복적으로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방송인 김어준(58)씨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김씨의 발언이 모두 허위이며 김씨가 이를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한 상태에서 비방의 목적으로 발언했다고 판단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4단독 강경묵 판사는 14일 오후 김씨의 정보통신망법 위반(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 2020년 4월 19일부터 10월 9일까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유튜브 '다스뵈이다'에서 이 전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돈을 줬다고 거짓말로 제보하라'고 종용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6차례 해 이 전 기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 판사는 이날 ▲검찰의 공소제기가 공소장일본주의를 위반하지 않는 점 ▲김씨의 발언은 의견 표명이 아닌 사실적시에 해당 ▲김씨의 발언은 허위 ▲김씨가 허위임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 등 네 가지 이유를 들어 김씨의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라고 판단했다.

강 판사는 "김씨는 당시 문제가 됐던 정치사회적 논평 과정에서 피해자의 부적절한 취재를 훈계하고 간략하게 의견 표명한 것에 그친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존댓말과 반말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의견표명과 피해자의 발언을 구분했다. 피고인의 발언은 사실 적시"라고 판단했다.

강 판사는 해당 발언의 허위 여부와 관련해선 "피해자와 제보자 지모씨 사이의 녹음파일 등 제출된 증거를 종합하면, 피해자가 수감 중이던 이철 전 대표에게 허위 제보를 요구하는 내용은 찾을 수 없어 각 내용은 허위"라고 밝혔다. 김씨는 그간 재판에서 해당 발언 내용이 허위임을 증명할 적법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해당 녹음파일에는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로비 제보를 권하며 경찰 수사 확대 가능성에 대한 자신의 예상을 피력하거나, 취재에 응하는 대가로 검찰과의 비공식적 플리바게닝을 주선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조사됐다.

강 판사는 이어 김씨가 허위성에 대한 인식, 이 전 기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당시 김 씨가 해당 녹음 파일을 제공 받기 용이했고, '허위 제보 종용' 사실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공작이다. 범죄 공모다"라고 한 건 허위성을 최소한 미필적으로 인식했고, 비방할 목적도 있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강 판사는 "범행 횟수가 적지 않다. 이 사건으로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당시 문제가 되는 수사 상황에 대한 논평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을 뒷받침할 근거로 허위사실을 반복 적시해 여론 형성을 왜곡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피해자의 취재 활동에 부당한 면이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됐다.

김씨는 이날 재판을 마치고 '선고 결과에 대한 입장' '피해자에게 할 말 없는지' '비방 목적 인정하는지' '허위사실 유포 사과할 의향 있는지' '항소 계획 있는지' 등 취재진 물음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김씨는 경호원과 함께 차량을 탑승하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피해자인 이 전 기자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건 발생 6년 반이나 됐다. 비록 벌금형이지만 재판부가 법과 원칙으로 피고인의 끝없는 거짓과 선동에 철퇴를 내렸다는 점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며 "여전히 허위 영상이 유튜브에 게재돼 있다. 저뿐만 아니라 국민에게도 배상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전 기자는 지난 2022년 2월 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2022년 10월 김씨를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했으나, 검찰의 재수사 요청 끝에 2023년 9월 송치됐다.

검찰은 지난 2024년 1월 관련 SNS 게시물을 올린 최강욱 전 의원의 2심 재판에서 명예훼손 혐의 유죄가 인정된 점 등을 근거로 같은 해 4월 김씨를 기소했다. 최 전 의원은 지난해 대법원에서 벌금형이 확정됐다.

유튜브와 라디오에 출연해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황희석 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도 올해 5월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다.

지난 5월 열린 김씨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김씨는 SNS 내용을 그대로 읽은 것이라 허위임을 인식하지 못했으며 그동안 허위 사실로 누군가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왔다는 점을 법원에 강조했다.

한편 이 전 기자는 이와 관련해 허위조작정보 온라인 유통 방지를 위한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된 첫날인 지난 7일 김씨의 유튜브 콘텐츠를 신고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victor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