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SNS 영상·항공 추적자료 분석
GlobalX, ICE 송환 항공편 절반 이상 운항
영국 가디언은 9일(현지시간) 프랑스 대표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과 항공 추적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표팀이 월드컵 경기장과 보스턴 베이스캠프 사이를 이동하는 데 미국 전세 항공사 글로벌크로싱항공(Global Crossing Airlines·GlobalX)을 최소 세 차례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대표팀이 파라과이와의 경기 뒤 이용한 항공기는 사흘 전인 7월1일에도 애리조나주 구금시설에 있던 이민자들을 루이지애나주로 이송하는 데 쓰였다. 이 항공기는 올해에만 추방 관련 비행 44차례에 투입됐고, 2022년 이후 추방 관련 비행에 약 950차례 투입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GlobalX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이민자 추방 작전에서 핵심 운항사로 꼽히는 항공사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4년과 2025년 ICE의 송환 항공편 절반 이상을 운항했다.
가디언은 올해 GlobalX에서 유출된 5개월 분량의 자료를 분석해 트럼프 행정부의 추방 프로그램을 추적한 바 있다. 당시 조사에서는 수천 명의 구금자가 사전 통보 없이 가족과 변호인에게서 멀리 떨어진 미국 내 다른 지역이나 해외로 이송됐고, 전문가들은 이 과정이 헌법상 적법절차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GlobalX 항공편은 엘살바도르의 악명 높은 초대형 교도소 세코트(Cecot)로 구금자들을 이송하는 데도 쓰였다. 일부 탑승자는 목적지도 모른 채 손발이 묶인 상태로 비행기에 올랐다고 증언했다.
ICE 플라이트 모니터는 인권단체 휴먼라이츠퍼스트 산하에서 ICE 항공편을 추적하는 조직이다. 이 단체의 자료 분석 담당자 시에라 랜돌프는 “일부 항공사가 같은 주, 심지어 같은 날에도 ICE 항공편과 스포츠팀을 태우는 민간 전세편을 번갈아 운항하는 일은 흔하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프랑스 대표팀의 공식 인스타그램 영상에서 GlobalX 항공기 이용 사실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영상에는 프랑스가 파라과이를 1-0으로 이긴 뒤 필라델피아에서 보스턴으로 이동하는 항공편에 선수들이 탑승하는 장면이 담겼다. 런던 출신 바이에른 뮌헨 공격수 마이클 올리세가 좌석으로 향하는 장면에서는 기내 수하물칸에 붙은 GlobalX 로고가 포착됐다.
가디언은 항공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 자료를 분석해 해당 에어버스 항공기가 5일 미국 동부시간 자정 무렵 필라델피아 국제공항을 떠나 오전 1시께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에 도착한 사실도 확인했다. ICE 플라이트 모니터 연구진은 이 항공기가 이민 단속 항공편에 반복적으로 투입돼 연구진이 추적해온 기체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대표팀에는 정치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온 선수들이 적지 않다. 특히 주장 음바페는 카메룬 출신 아버지와 알제리계 어머니를 둔 프랑스 축구를 대표하는 스타로, 프랑스 극우·반이민 정당 국민연합(RN)의 부상을 여러 차례 비판해왔다.
마르쿠스 튀랑의 아버지인 릴리앙 튀랑도 1998년 프랑스의 월드컵 우승 멤버로, 오랜 기간 인종차별 반대 활동을 해온 인물이다. 프랑스 축구의 전설로 꼽히는 지네딘 지단 역시 2017년 국민연합 대선 후보였던 마린 르펜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프랑스 국민연합 인사들은 대표팀 선수들의 비판에 조롱 섞인 반응을 보여왔다. 가디언은 이들이 선수들에게 사실상 “정치 발언 말고 경기나 하라”는 식으로 대응해왔다고 짚었다. 프랑스 대표팀은 다양한 이주 배경을 가진 선수들로 구성돼 프랑스 사회의 다양성을 상징하는 팀으로 여겨진다.
이번 월드컵 기간 GlobalX 항공기를 이용한 대표팀은 프랑스만이 아니었다. 데일리메일은 지난달 잉글랜드 대표팀도 GlobalX와 계약을 맺었고, 이란 대표팀도 이 전세 항공사를 이용했다고 보도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 대변인은 데일리메일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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