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 '1개월 내 완료' 기한 명시
불이행 시 '수사관 교체·징계' 요구
법조계 "사건 암장·부실 수사 우려"
[서울=뉴시스]권지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10월 2일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에 맞춰 발의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 실효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대신 보완수사요구권 조항을 보완했는데, 일선 현장의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부실 수사와 사건 지연 등 부작용을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주당 형사소송법 개정 TF는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수사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하는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지난 9일 제출했다.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1소위에서 기존 2개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함께 병합돼 심사될 예정이다.
◆보완수사 기한 '1개월' 제한…불이행 시 징계 규정
이번 개정안은 검사의 직접 수사를 규정하는 현행 형사소송법 제196조를 전부 삭제하고, 검사의 보완수사요구권을 구체화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일선 현장에서 제기된 보완수사 제도의 실효성 부족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보완수사 이행 기간을 명시했다. 사법경찰관은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날부터 1개월 이내 수사를 완료해야 한다. 보완수사가 더 필요한 경우 1회에 한해 연장할 수 있다.
공소시효 만료 임박 등 긴급한 사유가 있다고 검사가 판단하는 경우, 1개월보다 더 짧은 기간을 정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제재 수단에 대한 조항도 추가됐다. 사법경찰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보완수사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각급 공소청의 장은 직무배제나 징계뿐만 아니라 수사 담당자의 '교체'까지 요구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새로 마련했다.
아울러 편파 수사 등 우려될 경우, 각급의 공소청장이 보완수사 할 수사관서를 직접 지정할 수 있다. 인권침해 등이 의심되면 사건 자체를 다른 수사기관으로 이송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됐다.
공소청장은 수사 과정에서 사법경찰관의 법령 위반, 인권침해 또는 수사권의 남용이 있었을 경우 직무 배제, 교체 또는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법조계는 이같은 대안 조항들이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대통령령으로 이미 경찰의 보완수사 이행 기한(3개월)이 존재하지만, 경찰의 업무 과부하 등으로 이 기한마저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일선의 공통된 평가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찰이 사건을 서둘러 종결하는 등 부실 수사 부작용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강제력을 동원해 보완수사를 신속히 진행하도록 압박하는 취지 자체는 바람직하다"면서도 "압수수색 계획 수립부터 영장 신청 및 발부, 집행 결과 분석, 이를 바탕으로 한 소환조사 등 2차 수사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고려하면 (한 달은) 물리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한 압박에 쫓긴 경찰이 복잡한 경제 및 사기 범죄를 부실하게 수사하거나 '혐의없음'으로 조기 종결해 버리는 '사건 암장' 부작용을 걸러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차장검사는 "기한 내 '충실한' 보완수사가 이루어지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불성실하고 무책임한 보완수사를 막을 수 있는 명확하고 실효성 있는 제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실효성이 전혀 없다. 형사사건만 몇백만 건 되는 마당에, 검사들이 일선 경찰의 수사 담당자 교체를 일일이 어떻게 검토하고 요구하겠나"라며 "수사 관서를 바꾼다는 규정도 경찰관에게 업무만 가중할 뿐, 사건 지연 등 문제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 폐지돼 경찰에 대한 견제 장치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장윤기 사건'처럼 경찰의 부실수사 등을 바로잡을 수 있는 최소한의 통제 수단마저 사라져, 결국 피해가 일반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이다.
이와 관련 대검찰청은 지난 8일 김용민 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법무부를 거쳐 국회에 제출했다.
대검은 의견서에 "검사가 사법경찰관(사경)의 송치 기록만으로는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고, 수사 기소 분리 후 사경의 권한이 커질 것"이라며 사법통제를 위해 보완수사권이 인정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보완수사는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는 수단이자 책무"라며 "여성, 아동, 노인,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 등 사회적 약자의 권리 구제를 위한 가장 중요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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