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 저변 확장…자금 조달 기반 강화
"투자 실탄 확보…AI 시대 캐파 경쟁력↑"
용인·청주 이어 호남·美에 재원 활용 가능성
미국 나스닥 시장 진출로 향후 글로벌 투자 저변을 넓히고 대규모 반도체 시설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 기반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 ADR을 공식 상장하고 첫 거래를 시작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공모를 통해 265억700만 달러(약 40조원)를 조달할 수 있게 됐다.
공모 규모는 외국 기업 중에서는 2014년 알리바바(250억달러)를 넘어서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번 공모에는 글로벌 기술 전문 펀드, 국부 펀드 등 글로벌 대형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가 대거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올 1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순현금 자산이 35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40조원이라는 금액은 적지 않은 수치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ADR을 계기로 향후 대규모 반도체 공장 건설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 창구를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공장) 건설과 청주 P&T7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 구축, 극자외선(EUV) 스캐너 등 첨단 생산시설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용인 클러스터 1기 팹과 청주 팹에 필요한 자금은 각각 총 31조원, 19조원 등이다.
최근에는 400조원 규모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자금 일부를 이곳에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증권신고서에서 "자금을 기재한 목적대로 사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향후 자금 집행 시점의 글로벌 경기 및 당사 영업 환경 변화에 따라 자금 사용 목적이 변경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상장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확대되고, 주가도 재평가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ADR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이 확대되고, 향후 미국 ADR과 한국 본주의 밸류에이션이 동시에 재평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SK하이닉스는 대규모 신규 투자에 대비해 재무적 기반을 강화할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추가 ADR 발행이나 외부 투자 유치 등을 통해 재원을 조달, 기존보다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미국 현지 공장 건설에 조달 자금을 일부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규복 인하대 특임교수(전 반도체공학회 회장)는 "미국의 입김이 작용하면서 현지 패키징 공장 건설에 자금을 일부 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최근 "삼성과 SK를 미국으로 불러와 건설하게 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대만의 TSMC는 1997년 ADR 상장을 했는데 조달한 자금을 대만 내 공장 건설에 활용한 바 있다.
TSMC는 안정적인 자금 조달 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투자 저변을 넓혀 세계 1위 파운드리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 확장 국면에 반도체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적기에 집행할 수 있는 자금 조달 능력을 확보하는지 여부가 매우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빅테크들의 AI 투자가 이어지면서 AI 메모리 생산능력 확보가 업계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jy5223@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