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열풍에 M&A '역대급'…상반기 거래 45% 급증

기사등록 2026/07/10 11:08:21 최종수정 2026/07/10 14:10:24

100억달러 이상 거래 44건…美 IPO도 2021년 이후 최대

[뉴욕=AP/뉴시스] 9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을 인용해 6월 말까지 전 세계 M&A 규모가 약 3조200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뉴욕 증권거래소 장내 바닥에 설치된 화면에 엔비디아 옵션 관련 정보가 스크롤되고 있다. 2026.07.10.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증시 호황과 인공지능(AI) 투자 열풍, 규제 완화 기대가 맞물리며 올해 상반기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이 최근 10여 년 사이 최대 호황을 맞았다.

9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을 인용해 6월 말까지 전 세계 M&A 규모가 약 3조200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근 10년 이상을 통틀어 반기 기준 최대 규모다.

다만 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약 1% 감소했다. 대신 100억 달러 이상 초대형 거래가 44건에 달하는 등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했다. 

관세 갈등과 중동 전쟁 등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규제 승인이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이란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맷 맥클루어 골드만삭스 글로벌 투자은행 공동대표는 "많은 기업들이 지금을 구조적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적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들은 이번 거래 호황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초저금리 시대나 2007년 차입매수(LBO) 붐, 1990년대 닷컴버블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평가한다.

올해 거래를 이끄는 것은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들이다. 이들은 소규모 인수보다 대형 합병을 통해 사업 구조 자체를 바꾸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S&P500 지수에 편입되기 위해 필요한 기업 규모는 5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커졌다.

대표적으로 넥스트에라는 AI 전력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도미니언 에너지를 1180억 달러에 인수했고, 스페이스X도 AI 코딩 스타트업 커서를 600억 달러에 인수했다.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의 조너선 니 교수는 "이번 거래 붐은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공존하는 시기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거래 증가로 투자은행들도 수혜를 입고 있다. 제프리스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와 JP모건은 이번 분기 투자은행 부문 매출이 각각 28%,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사모펀드 업계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사모펀드가 차지하는 거래 규모 비중은 24%로 2024~2025년의 약 34%에서 낮아졌다. AI 등장 이전 인수했던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가치 평가가 불확실해지면서 매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도 AI와 방산 기업들이 주도했다. 세레브라스와 스페이스X 등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며 미국 IPO 규모는 1550억 달러로 2021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도 이번 주 미국 상장을 통해 약 280억 달러를 조달할 예정이다.

다만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은 엇갈리고 있다. 스페이스X를 비롯해 세레브라스, 퍼보 에너지, X-에너지 등 일부 신규 상장 기업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리서치업체 르네상스캐피털의 매트 케네디 수석전략가는 "IPO가 초기에 큰 관심을 받았다가 열기가 식는 사례는 적지 않다"면서도 "AI 투자 테마는 연말까지 시장을 계속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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