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장례 마친 이란…모즈타바 불참에 체제 불안 커져

기사등록 2026/07/10 10:04:49 최종수정 2026/07/10 10:26:25

수백만 명 추모 속 엿개 간 장례 마무리…최대 규모 장례식

모즈타바 끝내 불참…암살 우려부터 부상설까지 각종 추측

[테헤란=AP/뉴시스] 6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 이슬람혁명광장에서 추모객들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전 최고지도자 장례 행렬을 따르고 있다. 2026.07.06.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의 장례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지만, 후계자로 거론되는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끝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이란 체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9일(현지 시간) 북동부 마슈하드의 이맘 레자 성지에서 매장식을 열고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시신을 안장했다.

지난 4일부터 엿새 동안 이란과 이라크 전역을 돌며 체제 결속을 과시했던 하메네이의 대규모 장례 절차는 이날 안장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하메네이의 장례 행렬은 지난 한 주 동안 이란과 이라크를 오가며 진행됐으며, 수백만 명의 추모객이 참여해 현대 중동사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장례식 가운데 하나로 기록됐다.

장례식은 하메네이가 약 40년간 구축한 이슬람 공화국의 정치·종교적 기반을 상징적으로 잇는 여정이었다.

그의 정치적 권력이 시작된 테헤란을 비롯해 종교적 정통성 논란이 제기됐던 쿰, 시아파 성지인 이라크 나자프와 카르발라를 거쳐 마지막으로 그의 고향인 마슈하드에서 장례 절차가 마무리됐다.

장례 행렬에 참석한 이라크인 카심 아드난은 "그는 이슬람을 위해 목숨을 바쳤고, 이제 우리는 그를 기리고, 행진하며, 애도하고,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메네이 지지자들은 그가 수십 년 동안 서방의 압박 속에서도 이슬람 공화국 체제를 지켜낸 지도자라고 평가한다.

반면 비판자들은 그의 재임 기간 최고지도자에게 권력이 전례 없이 집중됐고, 정치적 자유와 반대 세력의 활동 공간은 크게 축소됐다고 지적한다.

장례식의 가장 큰 관심사는 현재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행방이었다.

하메네이 가족들은 마슈하드에서 열린 장례식에 참석했지만, 모즈타바는 공개 행사와 비공개 장례 절차를 포함한 모든 일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테헤란=AP/뉴시스] 5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모살라 그랜드 모스크 광장에서 열린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에서 한 남성이 오열하고 있다. 이날 하메네이와 그의 일가족 5명에 대한 장례식이 열렸다. 2026.07.06.
그가 불참한 이유는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전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암살 위험을 고려한 보안상의 판단일 가능성을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다.

이란 전문가인 모센 밀라니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전쟁 과정에서 이란의 정보 실패가 심각했던 점을 고려하면 모즈타바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암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가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이라는 상징적인 행사에 모즈타바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오히려 각종 추측을 키우고 있다.

이란 반정부 세력은 모즈타바가 아버지가 사망한 공습 당시 부상을 입었거나 이미 사망했을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모즈타바는 지난 2월 28일 미군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아버지인 하메네이가 숨졌을 당시 함께 있다가 얼굴과 다리를 심하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체제 내부에서도 긴장감은 감지되고 있다. 장례식 기간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미국과의 휴전에 반대하는 일부 강경 지지자들의 항의를 받았고,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도 시위대와 대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과의 관계를 둘러싼 이란 내부의 노선 갈등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모즈타바의 부재가 곧바로 권력 구도의 급격한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하면서도, 그의 공개 활동이 장기간 중단될 경우 최고지도자 체제 안정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밀라니 교수는 CNN에 "그가 살아 있다고 가정한다면 각 파벌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맞게 그의 입장을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그의 공개 부재가 특정 세력에 유리하도록 권력 균형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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