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高空, 채권은 정크 본드…스페이스X의 미래는?

기사등록 2026/07/10 08:33:12 최종수정 2026/07/10 08:36:25

유명 금융탐사 언론인 맥클린의 NYT 기고문 평가

머스크 약속, 도박, 낮은 상장비율이 주가 올린 반면

막대한 부채, 空約, 사업 결함 가능성이 채권값 내려

"머스크의 약속 실현 여부가 스페이스X 미래 결정"

[호손=AP/뉴시스]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으나 스페이스X가 발행한 채권은 투기 등급으로 평가되고 있다. 2026.07.10.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주식가격이 엄청나게 높은 반면 이 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은 거의 정크 본드 대접을 받는 모순에 빠져 있다.

미국의 저명 금융탐사 언론인 베서니 맥클린은 9일 미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스페이스X가 처한 모순이 주식 투자자와 채권 투자자의 기대치 차이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화성의 삶" 실현될 것으로 기대하는 주가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주식 매각이었으며, 주가는 마치 화성에서의 삶이 확실한 일인 것처럼 매겨졌다.

반면 이 회사의 채권은 마치 정크 본드(투자 부적격 수준의 위험한 채권)인 것처럼 가격이 매겨져 있다.

어떻게 같은 회사가 최상급 투자처인 동시에 청구서를 지불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존재로 여겨질 수 있을까?

주식시장이 스페이스X에 부여하고 있는 약 2조 달러의 가치는 머스크의 약속이 모두 기적적으로 실현되리라 믿는 투자자들이 매기고 있는 것이다.

반면 채권은 이익이란 실제로 벌어들여야 하는 것임을 이해하고 머스크의 거창한 선언에 회의적인 노련한 투자자들이 가격을 매기고 있다.

스페이스X의 공모 서류는 이 회사의 시장 규모가 28조5000억 달러로 미국 경제 전체와 거의 맞먹는다고 주장한다.

스페이스X가 주장하는 시장의 일부라도 실현할 수 있다면, 매출의 100배가 넘는 스페이스X의 밸류에이션이 극단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여기에 도박을 하는 일부 투자자들도 가담하고 있다. 이들은 회사의 장기 전망에는 관심이 없지만 다른 사람들이 눈치 채기 전에 현금화할 수 있다는 데 베팅했을 뿐이다.

스페이스X가 전체 주식의 5%에 못 미치는 물량만 매각한 것도 높은 주가가 형성된 이유다. 상장기업의 평균 공개 주식은 50%다.

이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만들어 주가를 높게 유지하게 만들어 준다. 무엇보다 스페이스X가 나스닥 100 지수에 편입되면서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들이 매수에 나서도록 강제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80%가 이번 주 "매수" 의견을 냈다. 그러나 이들이 속한 회사들은 스페이스X가 주식을 추가로 팔면 돈을 벌게 돼 있다.

◆운영자금 8년 동안 매년 127조 원 필요

주식 투자자들과 달리 채권 투자자들은 회의론자들이다. 믿음이 청구서를 지불해주지 않는다고 확신하는 이들은 숫자만 본다.

이들은 머스크가 지구인의 화성 이주를 실현해도 더 많은 돈을 받지 않는다. 이들은 회사가 빚을 갚아야만 성공한다.

상장 직후 스페이스X는 250억 달러의 신규 채권을 발행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이 채권에 가능한 가장 낮은 투자 등급을 부여했고 채권 가치는 곧바로 급락했다.

흔들리는 회사의 문제를 가장 먼저 알아보는 이들은 채권투자자들인 경우가 많다.

엔론의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하기 한참 전에, 엔론의 채권 투자자들이 엔론 파산에 대비하는 보험의 가격을 크게 높였고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였던 엔론의 파산이 현실이 됐다.

2007년 여름, 베어스턴스와 리먼브러더스 같은 투자은행들의 주가가 고점 부근에 있을 때, 이들이 발행한 AAA 등급 모기지 채권 가격이 급락했다. 이는 이듬해 세계 금융위기의 전조였다.

2019년 소프트뱅크는 위워크라는 회사에 20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세상을 바꿀 기술 회사라고 선전했지만, 채권시장은 믿지 않았고 몇 년 뒤 이 회사는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채권시장의 회의론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때로는 주식시장의 비이성적 믿음이 결실을 맺기도 한다. 

2000년 아마존의 채권은 마이너스 현금흐름과 부채 부담을 고려할 때 파산 위험이 크다는 회의론이 퍼지면서 채권 가격이 급락했다. 아마존의 주가도 채권시장의 신호를 따라 함께 급락해 2001년 6달러의 저점을 찍었다. 그 시점에 1만 달러를 투자했다면 오늘날 거의 50만 달러가 됐을 것이다.

테슬라도 마찬가지다. 2017년 테슬라가 발행한 18억 달러 규모의 채권은 2018년 3월 액면가 1달러에 못미치는 87.5센트에 거래됐다. 채권 투자자들이 채권 상환 능력을 불신한다는 신호였다. 그러나 테슬라 주가는 이후 약 20배 올랐다.

이처럼 주식 투자자든 채권 투자자든 미래를 장담할 능력은 없다. 특히 스페이스X처럼 사업의 미래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시점에는 더욱 그렇다. 

스페이스X의 미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몇 가지 단순한 교훈이 가능성의 범위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된다.

우선 부채가 클수록 위험도 커진다는 교훈이다.

이 기준으로 보면 스페이스X는 지금 위험하다. 모건스탠리의 애덤 존스 애널리스트는 최근 스페이스X가 운영 자금을 대기 위해 2027년부터 2034년까지 해마다 840억 달러(약 127조 원)를 조달해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둘째 엔론 사태가 남긴 교훈으로 사기를 치면 결과가 나쁘다는 교훈이 있다. 

세 번째 사업 모델이 결함이 있으면 결국 실패한다는 교훈이다.

스페이스X는? 글쎄, 매우 수익성 높은 사업(스타링크)과 미국 정부가 의존하는 사업(스페이스X), 그리고 미래가 불확실한 돈 먹는 구덩이(xAI)의 혼합체다. 명확한 것이 아직 없다.

◆머스크가 던진 동전 아직 공중에 머무는 상황

이런 때 가장 중요한 교훈은 회사 경영진의 자질이다.

지도자에게는 큰 약속을 팔아 사람들을 믿게 만드는 능력뿐 아니라 그 약속을 이행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는 남들이 보지 못한 기회를 붙잡아 아마존을 서적 판매상을 훨씬 뛰어넘는 존재로 만들었다.

머스크 회의론자들은 그가 약속을 결코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쇼맨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그가 큰일들을 해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는 자동차를 만들었고, 로켓을 쏘아 올렸고, 세계적인 통신 회사를 만들어냈다.

머스크가 그토록 많은 것을 약속하는 이유는 회사의 주가를 계속 띄워 놓을 수 있는 한, 계속 자금을 조달해 부채를 상환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던진 동전이 아직 공중에서 돌고 있는 동안에는 동전의 앞면이 나올지 뒷면이 나올 지를 결정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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