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다시 하나로⑩]체감하는 통합이 특별시 성공의 열쇠

기사등록 2026/07/10 09:00:00

해외 사례 공통점은 '생활권 혁신'

교통·산업·행정 변화가 성패 좌우

청년은 일자리, 농민은 균형발전

"지역 경쟁력 회복에 성공 달려"

[전남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1일 오후 전남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식 도중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퍼포먼스하고 있다. 2026.07.01. leeyj2578@newsis.com

[전남광주=뉴시스]박기웅 이영주 이현행 기자 =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교통과 일자리, 행정서비스 등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변화를 느낄 때 비로소 통합의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청년은 양질의 일자리와 정주 여건을, 농민은 도농 균형발전과 농업 기반 보호를, 상공인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을 기대했다. 분야별 요구는 달랐지만 통합이 시민들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는 바람만큼은 같았다.

전문가들은 군공항 이전과 광역교통망 구축, 반도체·AI·에너지 산업 육성 등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성과를 조기에 만들어내고 장기적으로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성공의 핵심 과제라고 평가한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하루 앞둔 30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의 간판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청'으로 교체되고 있다. 2026.06.30. leeyj2578@newsis.com

◆해외 통합도시가 남긴 교훈…행정보다 생활권 연결

해외 광역행정 사례는 행정구역을 통합하는 것보다 주민들의 생활권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정책이 통합의 성패를 좌우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프랑스 '그랑 파리(Grand Paris)'는 파리와 주변 도시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기 위해 광역철도망과 주택·산업 정책을 함께 추진하며 수도권 경쟁력을 높였다. 반면 재정 분담과 권한 배분을 둘러싼 갈등은 지금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일본 '간사이 광역연합'도 오사카와 교토, 효고 등이 관광과 재난 대응, 산업 정책을 공동 추진하며 광역 협력 체계를 구축했지만 법적 권한이 제한돼 정책 추진력에는 한계를 드러냈다.

두 사례는 행정구역을 합치는 것보다 교통과 산업, 행정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주민들이 생활 속 변화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 통합 성공의 핵심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전남광주=뉴시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9일 오후 무안청사 소공연장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동부·무안·광주 3개 청사 기능 배분 및 행정 효율성, 균형발전 실현을 위한 시민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통합특별시 제공). 2026.07.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통합 효과는 생활 속 변화에서 시작

전문가들은 통합 초기 시민들이 가장 먼저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분야로 군공항 이전과 광역교통망 구축을 꼽는다.

과거 광주시와 전남도가 각각 협의해야 했던 군공항 이전은 하나의 지방정부가 출범하면서 의사결정 절차를 일원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전 부지 개발과 연계 사업 역시 통합 효과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광역철도와 광역버스 등 교통망 확충도 시급한 과제다. 하나의 행정구역이 됐더라도 출퇴근과 통학, 의료 이용 등 시민들의 생활권이 하나로 연결되지 않으면 통합의 의미를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광역교통망은 생활 편의뿐 아니라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시설이기도 하다.

광주의 AI 산업과 전남의 에너지 산업, 관광 자원을 연계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산업 간 연계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와 정주 여건을 만들고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인구 유출을 막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진상 동신대 도시계획학과 명예교수는 "군공항 이전과 광역교통망 구축은 시민들이 가장 먼저 통합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분야"라며 "AI와 에너지 산업을 연계한 성장 전략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분산 청사 체제가 유지되는 만큼 어느 청사에서도 주요 민원과 행정서비스를 처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남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9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 치평동 광주청사 3층에서 민형배 전남광주특별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반도체산업지원단' 현판식이 열리고 있다. 2026.07.09. hgryu77@newsis.com

◆청년은 일자리, 농민은 균형발전…현장이 바라는 통합

통합특별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기대와 우려도 엇갈렸다.

윤동규 전남대학교 총학생회장은 "행정통합을 계기로 대기업 투자와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 수도권 일극 체제가 완화되길 바란다"며 "청년들이 지역에 안착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정주 여건과 생활 인프라가 확실히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동성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의장은 "반도체 산단 조성에 필요한 용수 확보 과정에서 농업용수가 부족해질 가능성이 가장 우려된다"며 "통합 이후 확대되는 재정이 농어촌 기본소득과 중소농 지원 등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창민 운리산업개발 대표는 "교통망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확대되고 반도체 공장 등 대규모 투자가 이어져 지역경제와 건설경기가 살아나길 기대한다"며 "대형 공사를 외지 업체가 독식하지 않고 지역업체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흥태 해남군외식업지부장(자영업)은 "지역 간 교통망이 개선되고 이동 시간이 줄어들면 관광객 유입 등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오히려 소비와 관광객이 대도시로 쏠려 지역 상권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지역마다 함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광주·전남은 전국에서도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험이 가장 큰 지역 중 하나"라며 "10년 뒤에도 여전히 낙후지역으로 머문다면 통합은 실패한 것이다. 전국 최하위권에서 벗어나 지역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진정한 통합의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전남과 광주는 40년 만에 다시 하나가 됐다. 교통과 산업, 교육, 의료, 문화 등 시민들이 일상에서 변화를 느끼고 지역 경쟁력이 높아질 때 비로소 통합은 성공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새로운 성공 모델이 될 수 있을지, 이제부터가 진정한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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