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수사 적법"…대법원도 인정했다

기사등록 2026/07/09 17:32:08 최종수정 2026/07/09 18:30:24

공수처, 영장 집행 시도 두 차례 끝에 尹 체포

尹, 경호처 등에 영장집행 방해·위력 순찰 언급

1·2심 "윤석열, 사실상 경호처 사병화" 질타

대법원, 공수처법상 '관련 범죄' 판단기준 마련

[서울=뉴시스] 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상고심이 열리고 있다. 이날 대법원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사진=대법원 제공) 2026.07.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권지원 기자 = 대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통령 경호처를 동원해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을 조직적으로 막은 혐의에 대해 최종 유죄 판결을 내렸다. 또한 대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을 사실상 인정하는 판단을 내놓았다.

대법원 3부(재판장 이흥구 대법관, 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9일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상고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공수처와 경찰의 체포·수색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범인도피교사) 등을 받았다.

◆尹, 공수처 '내란우두머리' 출석 불응…헌정사 첫 현직 대통령 체포·구속

이번 사건은 윤 전 대통령이 공수처의 내란우두머리 등 혐의 피의자 조사를 위한 출석 요구에 불응하면서 촉발됐다. 공수처는 2024년 12월 20일 서울서부법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과 대통령 관저 등을 수색할 수 있도록 하는 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

윤 전 대통령은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 등에게 "체포영장 등 집행에 응할 수 없으니 영장집행 담당 공무원 등을 정문 안으로 통과시키면 안 된다"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 1월 11일 경호처 소속 공무원들과 오찬을 가져 "총을 가지고 있다는 걸 좀 보여줘라"는 취지로 얘기하며 위력 순찰 등도 언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전자상가 TV 매장에서 지난 12·3 비상계엄 이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의 징역 7년 확정 판결 뉴스가 나오고 있다. 2026.07.09. kmn@newsis.com

공수처는 지난해 1월 3일 첫 영장 집행 시도에 나섰지만, 한남동 대통령 관저 건물 약 200m 지점에서 경호처 직원들과 군 병력 등의 저지에 가로막혀 약 5시간30분 만에 집행을 중단했다.

경호처 소속 공무원들은 공관촌 1정문부터 대통령 관저 앞에 이르기까지 3중의 저지선을 구축했으며, 차벽을 설치하고 서로 팔짱을 끼는 이른바 '인간 스크럼'을 형성해 공수처 검사 등의 진입을 차단했다.

이후 공수처와 경찰은 1월 15일 3000여명의 경찰력을 투입해 2차 관저 진입을 시도했다. 관저 앞에서는 대통령 변호인단과 국민의힘 의원, 지지자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장시간 대치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양측간 몸싸움 등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이 두 번째 영장 집행 과정에서 강제 연행되면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체포된 현직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이후 법원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윤 전 대통령은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사적 이익 위해 경호처 사병화"…1심·2심에 이어 대법원, 유죄 인정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윤 전 대통령을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이 같은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1심은 "일신의 안위와 사적인 이익을 위해 대한민국에 충성하는 경호처 소속 공무원들을 사실상 사병(私兵)화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2심도 "국가공무원인 경호처 소속 공무원들에게 위법한 지시를 해 자신의 보호를 위한 사병과 같이 사용하려 했다"며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공무원들과 물리적 충돌을 야기할 우려까지 초래하는 등 범행 동기와 결과에 있어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대법원 역시 "영장 집행이라는 국가의 사법권 행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인간 스크럼 훈련, 철조망 및 차벽 설치, 위력 순찰 등을 한 것은 정당한 경호행위라고 볼 수 없다"며 경호처 소속 공무원에게 법령상 의무가 없는 일을 하게 행위가 '직권 남용 권리 행사방해'에 해당한다고 봤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장준호(현 성남지청장) 전 내란특검 수사팀장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방해 사건 상고심 선고기일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대법원 3부(재판장 이흥구 대법관, 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9일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상고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2026.07.09. 20hwan@newsis.com

◆대법원, 공수처법상 '관련 범죄' 판단 기준 구체화

이번 대법원 판결은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특권 대상 범죄에 대한 재직 중 수사 가능 여부와 그 범위를 대법원이 처음으로 명시한 판례다. 특히 공수처법상 '관련 범죄'의 의미와 판단 기준을 최초로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수처법 제2조 제4호 라목은 관련 범죄 중 하나로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그 고위공직자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죄로서 해당 고위공직자가 범한 죄'를 규정하고 있다.

그동안 윤 전 대통령 측은 내란우두머리 혐의가 공수처법상 '관련 범죄'에 해당하지 않아 공수처에 수사 권한이 없다며, 이에 따른 체포영장 집행 역시 위법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대법원은 직접 관련성에 대해 "중간행위나 다른 원인의 매개 없이 연결되는 것을 말하고 '관련성'은 수사의 대상, 수사의 과정과 경위 등을 종합해 구체적, 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죄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와 배경이 되는 사실관계가 동일하고 증거도 상당 부분 중첩되며, 중간행위나 다른 원인의 매개 없이 서로 연결되므로 공수처의 수사권이 인정된다는 것이다.

형사소송법 제110조를 근거로 군사상 비밀 장소인 관저에 대한 영장 집행은 위법하다는 윤 전 대통령 측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색영장 집행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면,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사유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형사소송법 제110조 제2항의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란 국가의 안전보장, 국방, 통일, 외교상의 이익, 헌법적 기본질서의 유지, 그밖에 이에 준하는 국가기능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면서 "단순한 군사상 편의 등에 따른 추상적인 비공개 필요성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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