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서 유죄 판단 유지됐지만 2027년 출마 가능해져
전자감시장치 리스크 속 바르델라 ‘총리 카드’ 전면 배치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9일(현지시간) 르펜이 세 차례 대선에서 패배하며 드러난 확장성 한계를 바르델라의 젊은 이미지와 대중 소통 능력으로 보완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르펜은 지난 7일 유럽의회 자금 유용 사건 항소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전자감시장치 착용을 전제로 한 1년 가택구금형을 선고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가 1심의 피선거권 제한 기간을 단축하면서 르펜은 2027년 대선에 출마할 수 있게 됐다. 르펜은 판결에 불복해 프랑스 최고 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상고 절차가 진행될 경우 전자감시장치 착용을 동반한 가택구금형 집행은 최고 법원 판단 전까지 정지될 것으로 보인다. 르펜은 대선 출마 길을 열었지만, 유죄 판결과 전자감시장치라는 부담은 여전히 안고 가게 됐다.
폴리티코는 유죄 판결 리스크 속에서도 르펜이 바르델라를 어디든 동행시키는 전략을 두고 “묘수인지, 궁여지책인지 평가가 갈린다”고 짚었다.
르펜과 바르델라는 8일 프랑스 서부의 중소도시 라 플레슈를 함께 방문해 유권자들과 악수하고 사진을 찍었다. 르펜은 웃는 얼굴로 대부분의 질문에 답했고, 바르델라는 굳은 표정으로 옆을 지키며 보조 역할을 맡은 듯했다.
르펜은 프라임타임 인터뷰에서 2027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고, 바르델라와의 조합을 “승리 조합”이라고 불렀다. 그는 두 사람이 “같은 신념을 공유하고, 함께 일하는 데 익숙하다”고 말했다.
르펜과 바르델라는 몇 달 전부터 르펜이 대선에 나서고 바르델라가 총리 카드로 준비되는 구도를 내세워 왔다. 르펜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바르델라를 총리로 기용하겠다는 구상을 공개적으로 띄운 것이다.
다만 프랑스 정치에서 미국식 러닝메이트 개념은 익숙하지 않다. 프랑스 대통령은 러닝메이트와 함께 선출되는 자리가 아니며, 외교·안보 등 핵심 권한을 직접 행사하는 강력한 직책이다.
국민연합 소속 필리프 발라르 의원은 “미국에서는 더 익숙한 개념이지만 좋은 생각이라고 본다”며 “유권자가 차기 총리로 기용될 인물까지 미리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투명한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두 사람이 대등한 관계는 아니라고 인정했다. 발라르 의원은 “르펜이 당선되면 큰 방향은 르펜이 잡고, 바르델라는 이를 실행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보수 공화당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여기는 미국이 아니다”라며 “르펜이 바르델라에게 충분한 역할과 발언권을 줄 수 있을지가 문제인데, 르펜이 그런 식으로 움직일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두 사람의 조합이 전략적으로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고 본다. 브뤼노 코트레 파리정치대학 교수는 “여성과 남성, 중견 정치인과 젊은 정치인, 오랜 당 경력과 빠른 정치적 성장이 결합한다”며 “정치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서로 다른 유권자층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두 사람이 주요 정책에서 같은 목소리를 유지할 수 있느냐다. 르펜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개혁을 되돌리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지만, 바르델라는 중도 우파 유권자를 의식해 더 유연한 접근을 시사한 바 있다.
폴리티코는 르펜이 유죄 판결 부담을 안고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 중도 우파 성향의 중산층 유권자들을 더 멀어지게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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