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못 올려줘 결국 문 닫았다"…日 상반기 기업 파산, 13년 만에 최다

기사등록 2026/07/09 22:02:00 최종수정 2026/07/09 22:06:25
[서울=뉴시스]일본 시부야 거리.(사진=유토이미지)2026.07.09.

[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물가 상승과 인력 부족이 겹치면서 올해 상반기 일본에서 문을 닫은 기업 수가 1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도쿄상공리서치가 8일 발표한 올해 상반기(1~6월) 일본 전국 기업 파산 건수(부채 1000만엔(약 9500만원) 이상)는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534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3년 만에 최고치다. 물가 상승과 인력 부족에 따른 임금 인상 압력을 버티지 못한 중소기업들이 도태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파산 기업의 총 부채액은 6% 증가한 7340억엔(약 7조원)이었다. 이 가운데 종업원 10명 미만인 곳이 4844건으로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중소·영세기업의 파산이 유독 두드러졌다.

파산의 주된 원인은 물가 상승과 인력 부족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이 주된 원인이 된 파산은 28% 늘어난 439건, 인력 부족이 원인인 파산은 38% 늘어난 237건이었다. 두 항목 모두 상반기 기준 역대 최다치다.

엔화 약세와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자재·연료비 상승도 기업들을 벼랑 끝으로 몰았다. 원래부터 경영이 어려웠던 기업들에 원자재 가격 상승이 결정타가 된 경우가 많았다. 임금 인상에 대응하지 못해 인력이 빠져나간 기업도 눈에 띄었다.

군마현 이세사키시의 주택·점포 신축 및 개보수업체 아파트먼트 프로는 부채가 2억7000만엔(약 25억8000만원)에 달해 지난 6월 마쓰모토 지방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이 회사는 본업 부진을 만회하려 중동에 자재를 수출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중동 정세가 악화하며 계획이 무산되자 자금난이 겹쳤다.

경영자 고령화로 후계자를 구하지 못해 문을 닫은 기업도 늘었다. 후계자 부재가 주된 원인인 파산은 15% 증가한 264건으로,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3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 중 90% 가까이는 대표자의 사망이나 건강 악화가 원인이었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 파산이 두드러졌다. 서비스업 파산은 7% 증가한 1819건으로 최근 30년 사이 가장 많았다. 그중 외식업 파산은 5% 증가한 509건이었다.

매입 가격 급등분을 판매가에 반영하지 못한 외식업체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어진 '회식 기피' 현상도 이자카야 업계에 타격을 줬다. 건설업 파산은 6% 증가한 1026건으로, 12년 만에 1000건을 넘어섰다.

금리 상승도 기업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은행의 대출 금리는 기존 대출 계약을 포함한 기준으로 평균 1.359%였다. 이는 전년 동월의 1.073%보다 오른 수치다.

제국데이터뱅크의 시노즈카 사토루 정보통괄부 과장은 "매입 가격 상승이 급격해 가격 전가가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상승이 주된 원인이 돼 하반기 파산 건수도 지난해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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