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토 때리더니 비공개선 "함께하겠다"…동맹국들 또 촉각

기사등록 2026/07/09 16:07:05 최종수정 2026/07/09 17:34:24

폴리티코 "익명 참석자 4명 전언…최종 발언선 그린란드·스페인 비판 빠져"

유럽 정상들 방위비 증액 역할 치켜세워…이란·그린란드 갈등 변수는 여전

[앙카라=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회동하고 있다. 2026.07.08.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공개 발언에서 동맹국들을 거칠게 압박했지만, 비공개 회의에서는 “여러분과 계속 함께하길 원한다”고 말하며 한층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이날 비공개 회의 내용을 익명으로 전한 참석자 4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30분 발언에서 미국의 그린란드 장악 필요성을 거론하지 않았고, 스페인을 따로 비판하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비판적 언급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동맹국들을 향한 긍정적 평가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인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여러분과 계속 함께하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나토 탈퇴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거론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태도와 비교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폴리티코는 유럽 정상들이 방위비 증액을 이끌어낸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을 치켜세운 뒤 이런 변화가 나타났다고 짚었다. 다만 참석자들은 무엇이 그의 태도 변화를 이끌었는지는 분명히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 참석자는 “다소 예상 밖이었다”며 “그전 분위기로 봤을 때보다 회의장 분위기가 훨씬 좋았다. 그의 태도가 달라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앙카라(튀르키예)=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담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고 있다. 그는 이날 이란과의 잠정 합의가 "끝났다"고 말했지만 협상은 계속될 수 있지만 시간낭비일 뿐일 것"이라고 말했다. 2026.07.08.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에서 미군의 군사력을 과시하고, 폴란드와 독일, 발트 3국, 노르웨이 등이 나토에 기여한 점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그는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별도 회담을 앞두고 “우리는 방금 나토 회의를 했고, 훌륭한 회의였다”며 “아마 들었겠지만 정말 좋은 회의였고, 회의장 분위기는 매우 우호적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발언에서 나토를 강하게 비판했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가 이란과의 전쟁에서 미국을 돕지 않았다고 비판했고, 스페인이 방위비 증액을 거부한 데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이 스페인과 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했다.

하지만 한 외교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공개 회의에서는 특정 국가를 따로 거론해 비판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특정 국가를 겨냥한 비판은 공개 발언에서만 나왔다”고 말했다.

[키이우=AP/뉴시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4주년을 맞아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메테 프레데릭센(가운데) 덴마크 총리가 24일(현지 시간) 키이우 성 소피아 대성당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02.24.
폴리티코는 이번 장면이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유럽 정상들의 불안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그동안 정교하게 조율해 내놓던 외교 메시지는 점점 힘을 잃고 있으며, 한 자리에서 나온 발언이 다음 자리에서도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한 나토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비공개 회의장에서는 일단 그런 기류가 읽혔다”며 “이제 그가 공개석상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긴장이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니다. 이란과의 긴장이 다시 고조된 상황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그린란드를 “통제”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한 점도 동맹국들이 주시하는 또 다른 쟁점이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관련 발언 직후 “미국이 그린란드를 소유하고 장악하길 원한다는 입장은 잘 알려져 있다”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알려져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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