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과 휴전 끝" 선언했지만…
미국 내 반대 큰 전면전 재개 불가능
해상 봉쇄 재개도 막대한 비용 불가피
냉전과 열전 오가는 상황 지속될 전망
NYT, "이란 농축 우라늄 파낼 능력 없다면
'임박한 위험' 내세운 전쟁 왜 벌였나" 비판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란을 상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남은 선택지는 하나같이 내키지 않는 것들 뿐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튀르키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가 8일 이란을 상대로 한 대규모의 새로운 전투 작전을 위협했다.
이란의 핵심 석유 처리 섬 장악과 이란의 기반 시설 및 담수화 시설 공격이 포함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담수화 시설 공격이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해 왔다.
다만 트럼프는 전에도 그런 위협을 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은 적이 있으며, 8일에는 전면전 복귀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가 공화당의 트럼프 지지 세력 일부조차 중간선거가 4개월도 안 남은 시점에 이란 전쟁이 불러올 경제적, 정치적 파장을 두려워하는 점, 미국인들의 이란 전쟁 지지가 극도로 낮은 점들을 의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란 지도부는 트럼프가 주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안다.
◆이란 경제 생명줄 끊는데 이미 실패
트럼프는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다시 시도할 수 있다. 그러나 이란의 경제 생명줄을 차단하려는 해상 봉쇄는 이미 이란 경제 생명줄을 끊는데 실패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봉쇄에 막대한 비용을 치러야만 한다.
결국 트럼프가 전쟁도 평화도 아닌 상태를 선택해야 할 수 있다. 페르시아 만에서 산발적 충돌이 벌어지고 간헐적으로 협상도 이뤄지며, 핵심 석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이 전쟁 전 하루 약 130척이던 수준에서 크게 줄어든 상태로 지속되는 세계다. 에너지 시장은 결국 적응할 것이고, 어느 정도는 이미 적응했다.
그러나 전쟁을 시작하면서 4주~6주면 끝날 것이며 비용도 적을 것이라고 공언했던 트럼프에게 이런 상황은 완전한 임무 실패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 실패의 대가는 어마어마하다. 미 국방부는 이란 전쟁 초비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의회에 이미 700억 달러를 요청했으며 비용은 매주 늘어나고 있다.
신미국안보센터(CNS) 리처드 폰테인 CEO는 "견디기, 확전, 합의 등 모든 선택지가 끌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낮은 수준의 주고받기식 공격이 계속 이어지고, 뒤이어 중재자들의 다급한 외교가 벌어지고, 새롭고 취약한 휴전이 등장하고, 그러고는 아마 또 한 차례의 공습이 벌어지는 상황이 가장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폰테인은 "냉전과 낮은 수준의 열전 사이를 오가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현실적인 휴전 합의 자체가 문제의 원인
트럼프가 직면한 많은 문제들이 휴전 합의 자체 때문에 악화했다.
휴전 합의는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를 차후 협상 대상으로 미뤘다. 합의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일부 이란에게 넘겨준 것으로 보이며 이스라엘에 핵심 쟁점인 이란의 미사일 전력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레바논 분쟁의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를 배제한 채 레바논 휴전에 합의함으로써 합의 이행을 어렵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휴전 합의는 몇 달간의 실제 전투로도 해결하지 못한 그런 문제들과 여타 쟁점들을 해결하는데 60일이라는 비현실적인 시한을 설정했다.
트럼프는 8일 이란 이스파한 지하에 묻힌 농축 우라늄이 “너무 깊은 지하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미 확보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란에는 그것을 파내는데 필요한 중장비가 없다는 것이다.
농축 우라늄을 이란이 파내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트럼프 주장에는 많은 핵전문가들이 동의한다.
그러나 트럼프의 주장은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만든다.
핵연료가 지난해 6월 미국이 3개 주요 핵시설을 폭격했을 때 성공적으로 파묻혔다면, 전쟁을 벌인 이유가 무엇인가? 8일 발언은 지난 2월 이란을 공격하면서 며칠 동안 내세웠던 "임박한" 위협이 있었다는 주장을 스스로 허무는 것이다.
◆"합리적"이라던 이란 지도부, "쓰레기"로 불러
트럼프는 이란의 새 지도부, 심지어 살해된 아야톨라의 아들인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까지도 더 "합리적"이라고 간간이 치켜세워 왔다.
그는 이란의 새 지도자들이 경제적 이익을 위해 해협을 개방하고 핵 비축분을 희석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JD 밴스 부통령도 지난달 스위스에서 이란과 양해각서에 서명하면서 비슷하게 말했다.
“이란의 고위 지도부, 심지어 이슬람혁명수비대 당국자들까지도 ‘우리가 47년 동안 미국을 상대해 온 방식이 잘못이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멋진 일“이라고 한 것이다.
그랬던 트럼프가 8일 이란 지도자들을 "쓰레기"라고 부르며 "그들은 병든 사람들이다. 그들은 악랄하고 폭력적인 사람들"이라며 ”그들을 상대하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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