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라이더 '근로자' 판결…노동계 "특고·플랫폼 노동자 제도 시급"(종합)

기사등록 2026/07/08 15:05:39 최종수정 2026/07/08 16:16:23

한국노총 "노동자추정제도 도입해야…근로감독 강화"

민주노총 "근로기준법 조항 개정…최저임금 적용도"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양경수(왼쪽)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과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이 지난 2월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위원장실에서 열린 양대노총 위원장 신년 간담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6.02.10.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박정영 기자 = 근로기준법상 배달라이더의 노동자성을 인정한 판결이 나온 가운데, 노동계가 특수고용(특고)·플랫폼 노동자들을 위한 제도 개선을 주장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8일 성명을 내고 "플랫폼이라는 외형보다 실제 노동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한 이번 판결은 변화한 노동시장의 현실을 반영한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재판부는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배달라이더가 앱에 접속해 일하는 동안 회사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으로 노무를 제공했다면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판결은 기술의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노동법의 사각지대로 내몰렸던 특고·플랫폼 노동자들에게도 노동기본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한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자의 권리가 여전히 개별 소송을 통해서만 인정되는 현실은 더 이상 지속돼서는 안 된다"며 "노동자의 권리는 소송으로 쟁취하는 예외적 권리가 아니라 법과 제도가 당연히 보장해야 할 기본권"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노동자가 아니라는 점을 사용자가 입증하도록 하는 '노동자추정제도'를 도입하고, 계약 형식과 관계없이 일하는 사람 모두에게 기본적인 노동권을 보장하는 '모든 일하는 사람 기본법' 제정 등 제도적 기반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고용노동부는 플랫폼 노동 현장에 대한 근로감독을 강화해 노동관계법 위반에 엄정히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성명을 통해 "서울고법은 근로자 지위를 부정했던 원심을 취소하고 부당해고와 해고기간 임금상당액을 인정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지 4년 만의 결론이고, 늦었지만 너무나도 정당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그 4년 동안에도 같은 방식으로 일하는 배달노동자는 수십만 명에 달했다"며 "지시를 내리는 주체가 사람에서 알고리즘으로 바뀌었을 뿐, 통제의 촘촘함은 오히려 더 커졌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근로기준법은 인적 종속성, 전속성이라는 20세기의 잣대로 알고리즘이 지휘하는 21세기의 노동을 재단하고 있다"며 "그 결과 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몇 년씩 소송을 거쳐야만 겨우 노동자로 인정받는 상황이 반복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부와 국회를 향해 "근로기준법의 근로자 정의 조항을 개정해 알고리즘에 의한 지휘감독도 법적 통제로 인정하고 소송 없이도 특고·플랫폼 노동자가 노동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별도의 제도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최저임금위원회에는 특고·플랫폼 노동자의 최저임금 적용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38-1부(고법판사 이지영·황성미·박성윤)는 지난 3일 라이더유니온 조합원 A씨가 플랫폼 운영사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 및 임금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A씨가 종래 근로기준법이 상정한 전형적인 근로자에 비해 완화된 형태로 노무를 제공했으나, 앱에 접속해 근무하는 동안 보수를 목적으로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아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했다고 판단되는 이상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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