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통화서 자유교환통화 전환 목표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대응 방안 논의
허장 "외환정책 근간 개혁 핵심 과제"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정부가 해외에서 원화를 더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이달 중 내놓는다.
원화 거래 규제를 단계적으로 풀어 외국인 투자자와 기업의 원화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한 대응 방안도 함께 마련하기로 했다.
재정경제부는 허장 2차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원화 국제화 전담반(TF)' 회의를 주재하고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재경부를 비롯해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한국예탁결제원 등이 참석했다.
원화 국제화 TF는 지난 2월 출범한 이후 관계기관과 함께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준비해왔다. 정부는 기관 간 마지막 조율을 거쳐 이달 중 로드맵을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참석자들은 원화를 규제통화에서 자유교환통화로 전환한다는 목표 아래 그간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마련한 로드맵의 전반적인 내용을 점검하고 추가 보완 방안도 논의했다.
규제통화란 정부의 외환 규제로 역외시장에서 거래나 결제에 제약이 있는 통화를 말한다. 자유교환통화는 거주자와 비거주자가 큰 제한 없이 외환시장에서 사고팔거나 국제 결제에 활용할 수 있는 통화를 뜻한다.
즉 해외 투자자와 기업이 원화를 보다 자유롭게 사고팔고 결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외환거래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이 이번 로드맵의 골자다.
정부가 원화 국제화에 속도를 내는 것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 편입과도 맞물려 있다. 한국 증시는 지난달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 등재에 재차 실패한 바 있다.
당시 MSCI는 원화의 역외 결제 불가와 야간 외환시장 유동성 부족 등을 주요 걸림돌로 지적했다.
역외 결제 불가란 해외에서 원화를 실제로 주고받으며 결제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야간 외환시장 유동성 부족은 한국 시장이 닫힌 시간대에 외국인 투자자가 원하는 규모만큼 원화를 안정적으로 사고팔기 어렵다는 의미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 주식을 사고팔 때 필요한 환전과 결제가 불편하면 한국 시장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해외 투자자의 원화 접근성을 높이고 외환시장 거래 기반을 넓히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다만 원화 거래가 해외에서 더 자유로워지면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원화를 사고파는 길이 넓어지는 만큼 투기적 거래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날 참석자들은 원화 국제화 추진 과정에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등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한 대응 방안도 논의했다.
허 차관은 "원화 국제화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유지해온 외환정책의 근간을 근본적으로 개혁해 우리 외환·금융시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핵심 과제"라며 "로드맵 작성과 실행 과정에서 각 기관이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로드맵 발표 이후 과제별 세부 추진 방안을 신속히 구체화하기로 했다. 또 원화 국제화 TF를 중심으로 시장과 소통하면서 과제별 진행 상황을 지속 점검하는 등 관계기관 간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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