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이 부른 역설…임차권등기 신청은 25% 줄었다

기사등록 2026/07/09 06:00:00 최종수정 2026/07/09 06:20:24

상반기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3754건, 전년比 ¾ 수준

[서울=뉴시스] 서울시내 빌라 밀집지역 모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변해정 기자 = 전셋값 상승으로 역전세 현상이 줄면서 올해 상반기 전월세 계약이 끝난 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가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한 건수가 지난해의 4분의 3 수준으로 감소했다.

9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1~6월 서울 집합건물에 대한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는 375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006건) 대비 25.0% 줄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하반기(7~12월) 4043건에 비해서도 7.1% 감소한 수치다.

월별 신청 건수로는 1월 500건, 2월 489건, 3월 778건, 4월 828건, 5월 536건, 6월 623건으로 집계됐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임대차 계약이 끝나고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가 먼저 이사하면서 등기부등본에 미반환된 보증금 채권이 있음을 명시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하는 제도다. 이 지표가 감소했다는 것은 보증금을 못 돌려받고 나가는 임차인이 종전보다 줄었다는 의미다.

전세사기 피해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전셋값이 오르면서 역전세 현상이 완화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전세 매물이 줄어 새 세입자를 구하기 쉬워졌고, 전세 시세가 계약 당시보다 상승하면서 집주인이 더 높은 보증금을 받아 기존 세입자에게 반환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744건으로 1년 전(2만4819건)보다 16.5% 줄었다.

반면 서울 전세가격은 올들어 5.10% 상승해 지난해 같은 기간(0.95%)보다 4.15%포인트나 뛰었다.

전셋값 상승에 기존 세입자들이 이사보다 재계약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면서 전세 매물 부족이 심화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 1~6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11만4698건 중 갱신계약은 5만1849건으로 전체의 45.2%를 차지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36.5%보다 8.7%포인트 높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역전세난이 진정되고 매물 품귀 우려가 커지면서 전셋값이 급등해 집주인과 세입자 간 임대차 분쟁이 줄어든 결과로 볼 수 있다"며 "작금의 전세난이 불러온 또 다른 사회 현상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