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에 AI 활용 담아
단순 검사량에서 정확·설명·연결로 전환 추진
실제 치료와 건강관리까지 잇는 체계로 진화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국가건강검진이 '많이 검사하는 체계'에서 '정확히 읽고, 설명하고, 연결하는 체계'로 전환되고 있다.
7일 의료 인공지능(AI)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제4차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은 건강검진 항목을 근거 중심으로 재평가하고 생애주기별 검진과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특히 AI와 디지털 기술을 검진 전 질병 위험 예측부터 검진 중 영상 판독, 검진 후 결과 설명과 건강관리까지 전 과정에 활용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번 계획에서 AI 활용 범위가 단순한 영상 판독을 넘어 국가건강검진 전 과정으로 확대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동안 의료AI는 의료진의 판독을 보조하는 기술로 활용돼 왔지만, 앞으로는 질병 위험 예측과 수검자 맞춤형 결과 설명, 진료 연계까지 지원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미 AI 영상 판독 기술의 현장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AI를 기반으로 하는 폐암 판독 보조 시스템은 2021년부터 전국 70개 의료기관에서 활용을 지원하고 있으며, 향후 유방암과 흉부 방사선 검사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책의 또 다른 변화는 검진 이후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이다. 정부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수검자의 이해 수준에 맞춘 검진 결과 설명 모델을 개발하고, 검진기관 평가지표에 '진료연계율'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진 결과가 실제 진단과 치료로 얼마나 이어졌는지를 평가하겠다는 것으로, 단순한 검사 건수가 아닌 건강 개선 효과로 판단하겠다는 의미다.
이 같은 변화는 의료 현장에서도 조금씩 현실이 되고 있다. 강남하트스캔 건강검진센터는 코어라인소프트의 의료AI '에이뷰(AVIEW)'를 활용해 폐 컴퓨터 단층촬영(CT)를 촬영한 수검자 1100명을 분석한 결과, 약물 치료가 필요한 3단계 이상 심혈관 질환 위험군 120명을 조기에 확인했다. 병원 측은 AI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고위험군에게 필요한 설명과 진료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국가건강검진 체계의 변화는 의료AI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가검진 시장은 일반 의료기관과 달리 공공 예산, 정보보안, 클라우드 운영, 데이터 연계, 품질관리, 사후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충족해야 하는 영역이다. 여기에 의료진의 진료 프로세스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단순히 AI 알고리즘 성능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대규모 공공 검진체계에서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AI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특정 병변을 찾아내는 '판독 보조 도구'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국가건강검진의 효율을 높이는 운영 인프라로 기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흉부 CT에는 폐암뿐 아니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관상동맥 석회화, 대동맥 질환, 폐색전증 등 다양한 질환 정보가 함께 담긴다. 한 번 촬영한 영상을 여러 질환 분석에 활용하고, 이를 검진 결과 설명과 진료 연계까지 연결하는 체계는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건강검진 고도화의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관련 업계는 "결국 국가건강검진은 더 이상 '검사를 많이 하는 제도'가 아니라 AI를 활용해 질병을 더 정확하게 찾아내고, 결과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며, 실제 치료와 건강관리까지 이어주는 체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AI 역시 판독 기술을 넘어 국가건강검진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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