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학생들 사과…"역사교육 계기 돼야"
스타벅스에 정치권까지 이어진 5·18 논란
"혐오 문화와 양극화가 반복 부추겨" 진단
국가 차원에서 역사적 평가가 마무리된 사건임에도 온라인과 일상에서 희화화와 정치적 공방의 소재로 소비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역사교육과 시민의식 전반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5·18 조롱 구호' 논란을 빚은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전날 광주일고를 찾아 사과한 가운데, 5·18민주유공자유족회는 학생들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보다는 역사 교육과 사회적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 회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학생들이 잘못한 것은 맞지만 꿈을 가진 아이들인 만큼 이번 일을 계기로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을 받고 훌륭한 선수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며 "아이들보다 문제를 정치적으로 확대하고 갈등을 키우는 어른들의 책임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들과 유공자들이 받은 상처도 이해해주길 바란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5·18을 제대로 배우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양 회장은 최근 잇따르는 5·18 논란에 대해 "진상 규명이 사회적으로 충분히 정리되지 못한 틈을 이용해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며 "일부 유튜버 등이 조회수와 후원금을 위해 허위 주장을 반복하는 구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에는 기업과 정치권에서도 5·18 민주화운동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스타벅스는 5·18 민주화운동 46주년인 지난 5월 18일 계엄군 탱크 투입을 연상케 하는 '탱크데이' 행사를 진행하고 '책상에 탁!' 등의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됐다. 이후 스타벅스는 사과문을 통해 해당 행사와 표현이 5·18을 연상시키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총리급 인사인 이병태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배재고 야구부의 5.18 조롱성 응원 구호로 징계를 받은 것을 두고 "5·18이 성역이 됐다"고 발언해 비판을 받았다. 청와대는 이 부위원장에게 사퇴를 권고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5·18 민주화운동이 반복적으로 희화화되고 정치적 논란의 대상이 되는 배경에 정치적 양극화와 온라인 환경, 혐오 문화 확산, 역사교육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5·18은 역사적·상징적 의미가 큰 사건이어서 정치권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본질적으로는 특정 역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향한 혐오 표현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적 불평등과 정치적 양극화, SNS 알고리즘을 통한 혐오 콘텐츠 확산, 개인의 사회적 고립 등이 맞물리면서 혐오 표현이 더욱 쉽게 확산되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특정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이를 소비하고 정치적 공방으로 연결하는 문화 역시 반복되는 논란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단순히 학생 몇 명을 징계하는 것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 역사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을 강화하고 혐오 표현을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며 "사회적 양극화와 온라인 혐오 문화에 대한 장기적인 대응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도 "정치권이 갈등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통합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면서 "학교에서도 상대를 존중하는 시민교육과 역사교육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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