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정당 본거지에 칼 빼든 EU…유럽의회, 정당 자격 박탈 조사 표결

기사등록 2026/07/02 16:13:57

유럽의회, 내주 극우 연합 정당 자격 심사 표결

안건 통과 시 유럽정당·재단감독청 평가 착수

'EU 가치 위반' 판명 시 정당 박탈·보조금 끊겨

[스트라스부르(프랑스)=AP/뉴시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 건물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유럽의회가 유럽 극우 정치 세력의 본거지인 유럽주권국가당(ESN)의 정당 자격 심사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유로뉴스가 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정당이 유럽연합(EU)의 핵심 가치를 수호하지 못한 것으로 판명되면, '유럽정당(European political party)' 등록 자격이 박탈되고 관련 재정 지원(보조금)도 모두 끊기게 된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180명이 넘는 유럽의회 의원들이 검증 제도 가동을 요구하는 요청서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유럽정당·재단감독청(APPF)'은 해당 정당의 EU 가치 준수 여부를 본격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유럽의회는 오는 7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표결을 통해 이 정당의 자격 심사 결정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의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제1당 중도우파 유럽국민당(EPP)과 제2당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사민당), 제3당 중도 자유당(Renew Europe)이 찬성하고 있어 요청이 승인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ESN은 2024년 8월 독일대안당(AfD) 주도로 폴란드 자유독립연맹(Confederation)과 프랑스 르콩케트(Reconquête·재정복) 등 8개 극우 정당이 모여 창당했다.

ESN은 의원 27명이 소속된 동명의 원내 정치그룹(교섭단체) 'ESN 그룹'과는 별개다. 정치그룹은 일종의 의회 파벌인 반면, 정당은 EU 차원의 국가별 정당 연합으로 EU 예산을 지원받는다. 따라서 ESN이 유럽 정당 지위를 잃더라도 의회 내 정치그룹이나 소속 의원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파스칼 쇼나르 APPF 국장은 지난 5월 EU 집행위원회, 이사회, 유럽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ESN은 인간 존엄성과 자유, 민주주의, 평등, 법치, 소수자 권리를 포함한 인권 존중 등 EU의 핵심 가치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뉴스가 입수한 294쪽 분량의 조사 문서에는 ESN 소속 인사들의 발언과 게시물, 법원 판결 등이 담겨 있다.

문서에는 반(反)유대주의, 반LGBTQ+(성소수자), 반이민 성향 발언과 함께 '재이주(이민자 송환)' 주장, 동성애를 소아성애와 동일시하는 주장 등이 포함됐다.

이 외에도 인종차별적 현수막을 설치한 체코 극우 자유와직접민주주의당(SPD)의 사례, 동성애 장면이 포함된 영화 상영을 중단시키려 한 불가리아 부흥당(Revival) 사례, 독일 법원의 AfD 정당 강령에 대한 '인간 존엄성과 종교의 자유에 반한다'는 판단 사례 등도 보고서에 수록돼 있다.

ESN 대변인은 "우리는 유럽 시민들이 겪고 있는 실제 문제들을 이야기했다는 이유로 '유럽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표현의 자유는 EU의 핵심 가치이며 정치적 의견 차이는 토론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항변했다.

관련 절차가 개시되면 APPF는 ESN에 의견 제출을 요구하고, ESN은 시정 조치를 할 기회를 갖게 된다.

이후 당국은 최종적으로 등록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 결정 이후에도 유럽의회와 EU이사회(정상회의)는 이 결정을 뒤집을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