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패소 직후 백악관 대응책 논의
출산 관광 수사 확대…입국 제한 카드 부상
백악관 "시민권 가치 보호 수단 다양해"
임산부 입국 제한부터 관련 네트워크 형사 처벌까지 검토하며 불법 이민 억제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1일(현지 시간) 액시오스, 폴리티코는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최근 대법원 판결 직후 내부 회의를 열고 출산을 목적으로 미국에 입국하는 외국인 여성과 이를 알선하는 조직을 겨냥한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검토 대상에는 출산 관광 연루 단체·개인에 대한 사기 혐의 기소, 임산부 입국 제한, 비자 심사 강화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부 관계자는 "불법 이민을 유발하는 요인과 미국에서 아이를 낳기 위해 부정한 의도로 입국하려는 외국인에 대한 단속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행정명령을 통해 출생시민권 제한을 추진하며 미국 내 출생만으로 시민권을 자동 부여하는 제도가 출산 목적 입국을 유인한다고 주장해 왔다.
대법원 판결 이후 법무부도 대응 수위를 높였다. 법무부는 연방 검사들에게 국토안보부(DHS)와 협력해 출산 관광 관련 사기 사건 수사와 기소를 우선 추진하라는 메모를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에는 매년 수천 명의 외국인이 출산과 자녀 시민권 취득을 목적으로 허위 명분을 내세워 미국에 입국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실제 규모를 두고는 논란이 있다. 이민정책연구소(MPI)는 미국 인구조사 자료 분석을 토대로 출산 목적 입국 여성에게서 태어나는 신생아 수를 연간 최대 2만6000명 수준으로 추산했다. 이는 연간 미국 출생아 350만 명 가운데 일부에 해당한다.
행정부는 비자 사기 외에도 송금 사기, 자금 세탁, 의료 사기 공모, 신분 도용 등 연방 범죄 적용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토드 블랜치 법무부 장관 대행은 기자들에게 "미국 시민권을 얻기 위해 출산 목적으로 입국하는 행위는 법 위반이라는 데 동의해야 한다"며 단속 강화 방침을 밝혔다.
백악관에서는 최근 국경 정책을 총괄하는 톰 호먼과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 부비서실장 등이 참석한 회의가 열린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국경 통제 강화와 임시 체류 신분 이민자 관리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백악관 대변인 애비게일 잭슨은 액시오스에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시민권의 가치를 보호하는 데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전날 대법원 판결 직후 의회에 이 문제를 즉시 해결하기 위한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무부는 출산 관광 관련 범죄 수사도 우선 추진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시민권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행정부 내부에서는 이번 판결이 이민법 212(f) 조항 적용 범위를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해당 조항은 대통령이 국가 이익을 이유로 특정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트럼프 1기 당시 국토안보부 차관을 지낸 켄 쿠치넬리는 현행법상 대통령이 임산부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영사관은 비자 발급 과정에서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고, 세관국경보호국(CBP) 역시 입국 목적이 출산이라고 판단할 경우 입국을 거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행정부는 향후 단기 비자 신청자에게 임신 여부 또는 미국 내 출산 계획 공개를 요구하는 방안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비자 취소나 향후 입국 제한 조치가 뒤따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법원 판결 이후 의회에서도 관련 입법 움직임이 재점화되고 있다. 릭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은 과거 발의했던 출생시민권 제한 법안을 다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반복적인 표결을 요구했다.
다만 미국 헌법 수정이 필요한 수준의 제도 변경은 의회 문턱과 정치적 부담이 큰 만큼, 당분간은 행정부 차원의 비자·입국 규제 강화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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