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 협업으로 기존 고객 넘어 신규 팬덤 확보
로고만 붙이던 협업 옛말…세계관·한정판 확산
뜻밖의 협업에도 완판…거래액·인지도 등 확대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유통업계가 업종의 경계를 허무는 '이종 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식품과 뷰티, 골프웨어와 위스키, 패션과 화장품 등 전혀 다른 분야의 브랜드들이 손잡고 한정판 제품을 선보이며 새로운 고객층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협업 방식도 단순한 로고 결합을 넘어 각 브랜드의 세계관과 팬덤을 연결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소비자에게는 익숙한 브랜드를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하는 재미를 제공하고, 기업은 화제성과 매출을 동시에 잡는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에뛰드는 빙그레의 대표 아이스크림 브랜드 쌍쌍바·바밤바·체리마루와 손잡고 여름 한정 컬렉션 'ETUDE24'를 출시했다. 각 아이스크림의 브랜드 정체성을 메이크업 제품과 패키지, 한정 굿즈에 녹여내며 향수를 자극하는 마케팅에 나섰다.
제품 구성도 각 브랜드의 특징을 반영했다. 체리마루는 포근픽싱틴트와 마이 쁘띠 팔레트, 쌍쌍바는 컬 픽스 마스카라, 바밤바는 쉐딩 제품인 재창조 메이커와 결합했다. 기존 제품 패키지를 바꾸는 수준을 넘어 일부 제품은 여름에 맞춰 시원한 느낌을 더한 제형으로 선보였으며, 아이스크림 브랜드를 활용한 파우치와 키링, 케이블 홀더 등 한정 굿즈도 함께 구성했다.
골프웨어 브랜드 말본은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 발렌타인과 협업한 캡슐 컬렉션을 한국에서 단독 출시했다. 골프 라운드 이후 함께 시간을 보내는 문화를 의미하는 '19번째 홀(The 19th Hole)'을 주제로 의류와 캐디백, 볼 파우치 등 총 15종을 선보였다.
이번 협업은 두 브랜드가 공통으로 내세우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라는 가치를 디자인에 녹여냈다. 양사의 이니셜을 조합한 심볼과 말본의 캐릭터에 발렌타인 로고를 적용했으며, 딥 그린과 네이비, 크림 색상에 골드 포인트를 더했다.
출시를 기념해 서울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협업 제품 전시와 함께 시그니처 칵테일을 선보이는 등 오프라인 체험 행사도 진행했다.
플랫폼이 직접 협업을 기획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무신사 뷰티는 브랜드 간 연결부터 콘텐츠 기획까지 참여하며 협업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 지난 5월 설화수와 디자이너 브랜드 르쥬가 협업한 '설화수 퍼펙팅 쿠션'은 무신사 선발매 30분 만에 완판됐다. 르쥬의 자개 디자인을 적용한 한정판 케이스가 화제를 모았고, 이를 계기로 설화수의 5월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1% 증가했다.
협업 대상도 다양해지고 있다. 무신사 뷰티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셀렉스와 헤어케어 브랜드 라보에이치를 '단백질'이라는 공통 키워드로 연결해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뷰티 인플루언서 '티벳동생'과 더랩바이블랑두의 협업 라이브 방송, 향수 브랜드 테일러센츠와 키링 브랜드 모남희의 협업 등도 기획했다.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협업도 확대되는 추세다. 글로벌 커머스 기업 부스터스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브랜든의 압축 파우치와 백팩, 크로스백, 메이크업 파우치 등 주요 제품군에 헬로키티 캐릭터를 적용한 한정판 시리즈를 선보인다. 리빙·여행·일상용품 등 3개 카테고리, 총 15개 제품군으로 구성해 기존 브랜든 고객뿐 아니라 캐릭터 팬덤 수요까지 함께 공략한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취향이 세분화되면서 기존 고객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서로 다른 업종의 브랜드가 팬층을 공유하는 협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정판 제품과 굿즈, 체험형 행사 등을 결합한 협업은 소비자 참여를 유도하는 동시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자발적인 확산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서 확산하눈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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