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플레이션 오나?…"반도체 가격보다 AI 메모리 수요·IT 기기 판매 봐야"

기사등록 2026/07/02 00:06:00
[서울=뉴시스] 김효진 신영증권 연구원.(사진출처: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이지윤 인턴기자 = 인공지능(AI) 수요 증가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서 '칩플레이션(chip+inflation)'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가격 상승이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소비재 가격 전반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반도체 가격 인상이 곧바로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오히려 반도체 가격보다 실제 IT 기기 수요와 AI 메모리 시장의 흐름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효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1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의 '하반기 주도주 변화오나?' 편에 출연해 "칩플레이션이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진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근 D램과 HBM(고대역폭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서 반도체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과 PC, 서버 가격을 끌어올리고 전반적인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과거 오일쇼크와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 사례를 언급하며, 특정 원자재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전반적인 물가가 장기간 급등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도 같은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당장 물가를 걱정하기보다 실제 수요를 봐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칩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스마트폰과 PC 판매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핸드폰 잘 팔리나, PC 잘 팔리나 그런 것들도 간혹가다 체크를 해야 되겠다"라며 반도체 가격보다 실제 IT 기기 판매와 수요 둔화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시장은 일반 IT 기기와 다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스마트폰 같은 경우에도 메모리가 10~20% 정도를 차지하고, PC와 노트북은 15~25% 정도 차지하지만 지금 우리가 제일 중요한 서버, 특히 AI 데이터센터 같은 경우에는 40~50%"라고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용 서버는 메모리 비중이 훨씬 높은 만큼, 메모리 가격 상승의 영향도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미국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의 '의무 인수(Take or Pay)' 계약을 언급하며 "고객은 제품을 인수하거나, 인수하지 않더라도 계약한 금액을 지급해야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AI용 메모리 수요가 강한 만큼 공급업체가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HBM(고대역폭메모리)와 저전력 D램(LPDDR)은 가격에 둔감하고 대체하기 어려운 제품"이라며 "전체 데이터센터에서 50%나 비용을 차지하는 이런 부분에서도 칩 메이커들한테 우호적인 계약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리와 기업공개(IPO), 주도주 변화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며 "칩플레이션 자체보다 실제 수요와 시장 흐름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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