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생일 맞았지만 우울한 코스닥…'동전주 퇴출·승강제' 반전 카드 될까

기사등록 2026/06/28 14:02:12 최종수정 2026/06/28 14:44:24

코스닥 올해 들어 850선으로 떨어져

코스닥 승강제로 기업가치 제고 유도

상장폐지 요건으로 동전주 새로 추가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06.26.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지난 1996년 7월 1일 문을 연 코스닥이 다음달 1일 개장 30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오랜 기간의 부진을 떨쳐버리고 '구천피'라는 역사를 써 내려간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서른살 생일에도 웃음짓지 못하는 모습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은 중소·벤처기업의 직접금융 기회 확대를 통한 자금조달 지원 등을 목적으로 1996년 7월 1일 개설됐다. 출범 당시 343개 상장기업으로 시작해 현재는 1819개사(1822개 종목)로 5.3배 증가했다.

그러나 코스닥 지수는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 코스닥은 지난 26일 전장 대비 36.44포인트(4.10%) 하락한 851.37에 머물렀다. 코스닥이 시장 개설 당시 100으로 시작했지만 2004년 기준지수를 1000으로 10배 상향 조정한 점을 감안하면 30년 세월 동안 성장은커녕 오히려 퇴보한 셈이다.

올 들어 코스피는 4214.17에서 26일 8411.21로 치솟은 상태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올해 920선에서 850선으로 떨어졌다. 절대적인 지숫값이 코스피 대비 낮다는 점을 고려해도 상대적으로 박탈감이 드는 수치다.

당초 새 정부 출범 이후 목표치로 여겨졌던 '오천피(코스피 5000 달성)'를 넘어서자 시장의 시선은 다음 목표치인 '삼천닥(코스닥 3000)'에 모였지만 코스닥 지수는 좀처럼 코스피 상승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 랠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대형주가 이끌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과 투자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두 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리며 코스피 지수를 견인하고 있다.

반면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모습이다. 뚜렷한 주도 섹터 없이 종목별 장세에 그치고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소외감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부진의 원인으로 코스피에 비해 부실한 펀더멘털이 거론되지만 시장의 쏠림도 주요 원인"이라며 "코스닥 및 바이오 등 주요 소외 섹터의 랠리는 역설적으로 코스피 지수가 1만1000포인트 전후 수준에 도달한 후 고민해도 늦지 않다"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그 전까지는 라지캡 주도주 중심 랠리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주도주의 부러짐은 금리 하락 안정을 동반할 수 있어 금리에 민감한 코스닥 섹터가 가장 강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상승 국면에서 소외된 코스닥을 두고 코스피와는 시장 속성이 다르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하반기 예고된 정부의 강력한 시장 개혁 정책이 반전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교차한다.

금융당국은 코스닥 이전 상장에 따른 공동화 현상을 막기 위해 시장을 2개 리그로 나누는 '승강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코스닥 승강제는 하나로 통합된 시장을 프리미엄, 스탠다드, 관리군으로 나눠 단계적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기업들이 상위 단계 진입을 목표로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도록 유도해 시장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 올린다는 구상이다.

당초 금융위는 프리미엄 리그에 약 80~170개 기업을 편입하는 방안을 구상했으나, 패시브 자금 유입 효과와 상품화 가능성을 고려해 보다 압축된 구성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부안은 다음 달 1일 코스닥 30주년 행사를 전후로 공개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당국은 시장의 질적 성장을 저해하는 주가 1000원 미만의 이른바 '동전주' 등 부실 기업을 사실상 퇴출하는 방안도 다음달부터 추진한다. 금융당국은 시장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투기성 거래 대상이 되기 쉽고, 변동성이 큰 동전주에 대한 상장 규정을 개정한 상태다.

가장 큰 변화는 동전주가 상장폐지 요건에 새롭게 포함된 점이다.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1000원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꼼수'도 막는다. 동전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은 90거래일 동안 10대 1을 초과하는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할 수 없다. 최근 1년 안에 이미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실시한 기업도 추가 조치에 제한을 받는다.

시가총액 기준도 더 엄격해진다. 코스닥 상장사의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은 현재 150억원에서 다음달 200억원, 내년 1월 300억원으로 높아진다. 코스피는 200억원에서 300억원, 이후 500억원까지 단계적으로 상향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퇴출 기조가 정착될 경우 코스닥 전체의 밸류에이션이 상향 평준화되는 체질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실주 정리를 통한 시장 정화가 외국인 및 기관의 장기 투자 자산 유입을 이끄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 건전성 제고 및 기초 체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며 상장폐지 확정시 전체 시가총액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상 미미하다고 본다"면서도 "코스피+코스닥 200여개를 웃도는 후보 기업 투자자들에 관한 보호 조치도 충분히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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