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다르크' 추앙에 자해 소동까지…변해가는 잠실 봉쇄 시위

기사등록 2026/06/19 13:09:30 최종수정 2026/06/19 13:12:27

지선 뒤 첫 주말엔 2030, 참정권 보장 목소리

이후 진입 시도 번번히 막히면서 분위기 변화

'올다르크' 추앙 및 경찰 음모론도 계속 확산

경찰 물리력 동원에 신중…정부 개입 의견도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지난 18일 오후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시위가 14일째 열리고 있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6.18.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김서하 인턴기자 = 잠실 개표소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둘러싼 봉쇄 시위가 보름째 이어지는 가운데 시위 양상이 초기 참정권 보장 요구에서 벗어나 과격한 행동과 음모론이 확산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19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시위 초기 참가자들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참정권 침해로 규정하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투표함이 핸드볼경기장으로 옮겨진 직후 첫 주말인 6~7일 현장에서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참정권을 보장하라"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일부 참가자들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극우 세력과 선을 그으며 이른바 '성조기 자제령'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시위의 초점은 개표소 봉쇄 유지와 내부 진입 저지에 맞춰지는 모습이다. 특히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한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관계자들의 업무 복귀를 둘러싸고 경찰, 정치권, 시위대가 연이어 충돌하면서 긴장감도 높아졌다.

지난 16일에는 핸드볼경기장 2-1 게이트 앞에서 한 여성 시위 참가자가 개표소 출입문을 막아서면서 체육단체 관계자들의 진입이 불발됐다. 당시 야당 국회의원들과 다른 시위 참가자들이 설득에 나섰지만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이후 각종 극우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당 여성을 '올다르크'(올림픽공원 잔다르크)로 지칭하며 그를 추앙하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에는 "구국의 영웅이고 올다르크가 아니었으면 개판 돼서 증거 능력이 상실했을 것"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혼자서 해낸 게 대견하고 위대하다" "올다르크를 지키는 것이 바로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것" 등의 의견도 보였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지난 18일 오전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시위가 14일째 열리고 있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출입문을 지키고 있다. 2026.06.18. xconfind@newsis.com
현장 안팎에서도 과격한 행동이 이어졌다. 16일에는 해당 시위 구역을 관할하는 송파경찰서를 대상으로 "무기고 털고 우리도 민주화 유공자 돼보자"는 선동성 댓글이 달려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

이어 17일에는 시위 현장에서 30대 남성이 흉기를 들고 자해하며 주변 시민들에게 공포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경찰은 그를 특수협박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했다.

일부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경찰의 강제 해산 가능성을 둘러싼 각종 음모론도 퍼지고 있다. 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여론이 뒤집히면 경찰이 참가자들을 폭도로 몰 것"이라는 주장이 공유되기도 했다. 다른 이용자는 "경찰은 정부와 국회 다수의 지원을 받는 아주 막강한 상태"라며 "여론을 확실하게 뒤집히는 순간 폭도로 몰아서 죽여 팰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경찰은 물리력을 동원한 강제 해산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정한 주최자가 없고 자발적으로 모였다는 이유에서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15일 정례 간담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참정권 침해라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자기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공론의 장"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기동력을 넣어 물리적으로 확보하면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형사들을 배치해 충분히 경고하고 채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집회 성격이 변한 이유에 대해 현 상황을 이용하려는 세력이 늘어난 점을 꼽으며 결국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자해)소동과 각종 해프닝이 벌어지며 순수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멀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결국 대통령이 나서는 방법밖에 없다"며 "국가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겠다거나 민주주의를 지키겠다 등의 모습이 나타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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