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戰 그 후]사우디 "이란과 경제협력, 신뢰 회복이 먼저"

기사등록 2026/06/18 10:58:35 최종수정 2026/06/18 11:20:24

미·이란 합의안, 3000억 달러 재건자금 포함

걸프 산유국 재원 거론에 선 그어

[리야드=AP/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과의 경제 협력이나 상호 투자들을 합리적으로 논의하기에 앞서 이란과의 신뢰가 먼저 회복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3월19일(현지 시간)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이 이슬람권 12개국 외무장관 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2026.03.20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미국과 이란이 60일간의 핵·제재 후속 협상에 들어간 가운데, 역내 핵심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 재건 투자 참여에는 선을 그었다.

신뢰가 먼저 회복돼야 경제협력을 '합리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건 것이다.

17일(현지 시간)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은 "이란과의 경제 협력이나 상호 투자 또는 이와 유사한 조치들을 합리적으로 논의하기에 앞서 이란과의 신뢰가 먼저 회복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 중동에서 발생했던 긴장 상태와 공격들로 인해 신뢰가 크게 상실됐던 점을 이유로 꼽았다.

이번 발언은 미국-이란 종전 MOU에 이란 재건을 위한 대규모 민간 자금 조성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왔다.

주요 외신들은 합의안에 최대 3000억 달러(한화 약 457조원) 규모의 민간 부문 재건 자금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걸프 산유국들의 자금이 재건 재원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사우디가 선뜻 지갑을 열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전쟁 기간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함께 사우디를 포함한 걸프 국가들에 미사일·드론 공격을 가하며 압박 수단으로 활용한 바 있다.

사우디 입장에서는 미국과 이란이 양자 합의를 끝내더라도, 자국이 직접 겪은 안보 위협에 대한 셈은 따로 치러야 한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결국 워싱턴과 테헤란이 종전에 합의했다고 해서 역내 신뢰가 자동으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사우디의 이번 발언이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란의 경제 재건이 실제로 속도를 내려면 걸프 산유국들의 협력까지 끌어내야 하는 만큼 후속 외교전이 또 한 번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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