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충·권상연·윤지헌 유해 확인된 현장
박해 속 초기 신앙공동체 가치 인정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국가유산청이 전북 완주군 이서면 남계리에 있는 한국 천주교 순교자 묘역 '완주 남계리 유적'을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완주 남계리 유적'은 조선 후기 유교 중심 사회에서 신앙을 지키려다 유교 의례와의 충돌로 순교한 인물들이 잠든 역사적 현장이다.
이곳은 조선 최초 천주교 박해 사건인 1791년 신해박해 때 순교한 윤지충(1759~1791)과 권상연(1751~1791), 그리고 1801년 신유박해 때 순교한 윤지헌(1764~1801) 등의 유해와 유물이 발견된 묘역이다. 윤지헌은 한국 천주교회 최초 순교자 윤지충의 동생으로, 1791년 신해박해 이후 전라도 지역에서 활동했다.
윤지충과 권상연은 프랑스 다블뤼 주교가 저술한 '조선 수교 순교자 약전'을 통해 한국 최초 천주교 순교자로 기록됐다. 지난 2016년 복자(福者)로 선포된 바 있다.
천주교 관련 묘지가 존재한다는 구전만 전해지던 이 지역은 지난 2021년 3월 천주교 전주교구의 무연고 무덤 이장 작업 중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정밀 발굴조사에서 망자 인적 사항이 기록된 '백자사발 묵서명 지석'이 나왔다. 유해 분석 및 유전자 검사로 이들의 묘역임이 과학적으로 판명됐다.
조사 결과, 이 묘역에는 분묘 21기가 3단계에 걸쳐 조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국가유산청은 "이는 10년의 시차를 두고 발생한 신해박해와 신유박해의 핵심 순교자들이 매장된 이후, 신앙공동체 구성원이 추가 매장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어 천주교 신앙공동체가 지속적으로 유지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판단했다.
또 완주 남계리 유적은 초기 천주교 공동체의 집단 매장 유적으로서, 유해의 입지와 매장 방식, 부장 유물 등을 통해 18세기 말 조선 전통 장례문화와 천주교식 장례 문화가 혼재된 양상을 보여주는 매우 드물고 독보적인 사례로 평가했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 예고 기간 각계 의견 수렴 후 국가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사적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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