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 줄게"…국경없는의사회, 난민 성착취 충격

기사등록 2026/06/16 20:09:12 최종수정 2026/06/16 20:14:24
[주바( 남수단)=AP/뉴시스] 아프리카 남수단의 내전으로 집을 떠난 피난민들이 지난 해 2월 수도 주바 교외의 한 수용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광경.  2026. 03. 03. 

[서울=뉴시스]이기주 인턴 기자 = 국제 의료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MSF) 일부 직원들이 수단 내전을 피해 차드로 피란한 난민들을 대상으로 성적 학대와 착취를 저질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 소녀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MSF가 작성한 비공개 내부 보고서에는 차드 내 난민 캠프에서 발생한 59건의 학대 관련 신고 내용이 담겼다. MSF는 조사 결과 혐의가 확인된 직원 18명을 해고하고 향후 채용을 금지했다.

보고서는 일부 직원들이 난민들에게 음식·물·우유 등 생필품이나 일자리를 제공하는 대가로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또 미성년자 소녀들을 포함한 여성 난민들이 성매매에 내몰린 정황도 확인됐으며, 반복적으로 발생한 일부 행위는 조직적인 '성적 인신매매'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AP통신이 2024년 차드 내 난민 캠프에서 여성들이 MSF 직원들에게 성적 착취를 당했다고 증언한 내용을 보도한 이후 시작됐다. MSF는 AP 보도가 외부 고발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조사 과정에서는 MSF 직원들이 소녀들을 찾는 모습이 목격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난민 캠프 지역에서는 지역 지도자들이 어린 소녀들이 MSF 직원을 만나러 가는 것을 막기 위해 통금 조치를 시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에는 난민 소녀 7명이 매일 노동자로 고용된 뒤 MSF 차량에 태워졌으나, 당초 안내받은 물 배급 장소와 건설 현장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이동돼 성적 학대와 성관계 요구에 노출됐다는 사례도 담겼다.

또 일부 차드 출신 여성 직원들은 상사나 동료의 성관계 요구를 거부하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협박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를 신고한 일부 사람들은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MSF는 "59건의 비위 신고는 성희롱부터 착취, 학대까지 포함하며 MSF의 가치와 책임을 심각하게 위반한 행위"라며 "피해가 발생한 점을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도적 지원에 의존하는 취약한 상황에서는 권력 불균형으로 인해 학대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고 체계 개선과 예방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MSF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채용 절차와 추천인 확인, 신고 시스템 등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다만 보고서는 긴급한 인력 수요와 높은 직원 교체율로 인해 과거 비위 전력이 있는 인물이 채용되는 문제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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