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다 쿨재팬 담당상 "저작권자 허가가 원칙"
"정치·군사 메시지에 일본 IP 활용" 팬덤 반발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게시물과 관련해 주일미국대사관에 수차례 항의를 전달했다.
논란의 발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본인 소셜미디어에 올린 생성형 인공지능(AI) 영상이다. 영상 속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세계적인 인기 만화·애니메이션 '나루토'의 주인공처럼 주황색 의상을 입고 닌자 고유의 손동작을 취하는 모습으로 묘사됐다.
일본 정부는 직접적인 정치적 공방은 자제하면서도, 저작권 보호라는 원칙론을 앞세워 단호한 태도를 취했다. 오노다 기미 '쿨재팬' 전략 담당상은 기자회견을 통해 "저작물 사용 시 권리자의 허가를 받는 것이 기본 원칙이며, 이는 사용자나 공공기관의 지위와 상관없이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본 콘텐츠 무단 도용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에는 백악관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미국의 이란 공습 장면과 일본 애니메이션 '유희왕' 등의 영상을 교차 편집한 홍보물이 올라와 비판을 받았다. 당시 유희왕 저작권사 측은 "원작자와 제작진은 해당 영상과 무관하며, 어떠한 지식재산권(IP) 사용 허가도 한 적이 없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본 현지 팬들의 반발도 거셌다. 영국 가디언은 전 세계 애니메이션 팬들이 '일본 만화를 보호하라'는 제목의 온라인 서명 운동을 전개해 약 2만명 이상의 동참을 이끌어냈다고 보도했다. 팬들은 일본 창작물이 정치적·군사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로 쓰이는 데 거부감을 나타냈다.
일본에서 반발이 커진 배경에는 애니메이션과 만화가 단순한 오락물을 넘어 국가 이미지와 수출 산업의 핵심 자산이라는 인식이 있다. 일본 정부는 오래전부터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콘텐츠를 '쿨재팬' 전략의 중심축으로 육성해 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두고 생성형 AI 시대의 저작권 보호 기준이 더 복잡해졌다고 봤다. 기존 캐릭터를 직접 복제하지 않더라도 특정 작품의 의상, 구도, 분위기, 세계관을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가 정치적 메시지에 활용될 경우 권리 침해 여부와 별개로 문화적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 정부가 소송 대신 외교 채널을 택한 것도 이런 현실을 고려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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