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에 1000억 달러 몰려…월가 "버블 전조 vs 정상화"

기사등록 2026/06/15 11:19:12 최종수정 2026/06/15 11:58:23

올해 글로벌 기업, 전년 대비 7% 늘어난 4.7조 조달

관망세 끝내고 투자 시작…AI열기 다른 분야 이어질지 주목

[보카치카=AP/뉴시스] 사진은 2024년 11월 18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보카치카 스타베이스에서 스페이스X의 대형 우주선 스타십이 시험비행을 앞두고 발사대에 세워져 있는 모습. 2026.06.11.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최근 뉴욕 증시에서 1000억 달러가 넘는 자금 조달이 이뤄진 가운데, 인공지능(AI)발 과열인지 혹은 자본 시장의 정상화 과정인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14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세계 경제 성장 둔화 우려와 지정학적 긴장에도 불구하고 월가에서는 일주일 사이 100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이 조달됐다. 스페이스X는 지난 12일 750억 달러 규모의 사상 최대 IPO에 성공했고, 앤트로픽도 9일 350억 달러 규모의 사모대출을 완료했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은 대형 IPO를 준비 중이며, 파라마운트의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WBD) 인수를 지원하기 위한 400억 달러가 넘는 차입 조달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데이터제공업체 LSEG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기업들은 주식, 채권, 은행대출을 통해 전년 대비 7% 늘어난 약 4조7000억 달러를 조달했다. AI데이터센터, 반도체, 발전소 건설에 활용되는 사모대출 시장까지 포함하면 실제 조달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FT는 "대규모 주식·채권 발행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끝내고 자금을 시장에 투입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며 "인플레이션과 금리 부담에도 투자 심리가 꺾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산운용사 맨그룹 수석시장 전략가 크리스티나 후퍼는 "시장에서는 FOMO(포모)와 공포가 이례적으로 공존하고, 이번 주에는 FOMO가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큰 수익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금 조달이 기술 기업에 집중되면서 일각에서는 2000년대 초 닷컴 버블이나 코로나19 팬데믹 때의 증시 과열 국면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관세 정책, 지정학적 리스크 등 변동성으로 위축됐던 자본시장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전문가들은 AI 투자 열기가 다른 분야로까지 확산될 수 있을지를 쟁점으로 보고 있다. 비앙코 리서치 사장 짐 비앙코는 "현재 AI 분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과 자금 조달은 무한하지만, 그 외 기업들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증시 과열을 시사하는 지표도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26년 주식 순공급(net equity supply)이 2003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영역을 벗어나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자사주 매입과 인수합병(M&A)으로 줄어드는 주식 수보다 IPO나 증자 등으로 새로 발행되는 주식 수가 더 많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그룹 소속 조지 피어크스는 "경기 순환 후반부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부정적 신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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