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뇌물 수수' 경찰 간부, 2심서 보석 기각…사업가는 석방

기사등록 2026/06/12 17:40:34

불법 사업 관련 경찰 알선 대가 뇌물 수수

1심, 징역 10년에 벌금 16억 선고…법정구속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사업 등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고위직 경찰 간부가 항소심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진은 김씨가 2023년 8월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2026.06.12. ks@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석 기자 = 사업 등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고위직 경찰 간부가 항소심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는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경무관 김모씨의 보석 청구를 기각했다.

보석은 일정한 보증금 납부 등을 조건으로 구속 집행을 정지함으로써 수감 중인 피고인을 석방하는 제도다.

앞서 김씨 측은 지난 1일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다. 이후 9일 열린 보석심문에서 김씨 측은 방어권 보장을 위해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씨 변호인은 "1심 판결은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은 중대한 오류를 내포했다"며 "항소심에서 다툴 여지가 많아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으면서 방어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미 객관적인 자료는 모두 확보하고 있으며 주요 공동 피고인에 대한 증인신문도 1심에서 마쳤다"며 "김씨가 석방돼도 증거 인멸의 현실 가능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30여 년간 경찰공무원 재직 동안 수사와 공판 과정에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며 "갑자기 무죄를 주장하며 도주할 유인이나 필요성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고위 공직자로서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행동을 하면 안 됐다"며 "너무 후회하고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위를 이용해 부정한 일을 한 적이 없고 향후 장래에 다른 공무원을 통해 청탁할 의향이 없었다"며 "이런 진심과 진정성이 재판장께 온전히 전달돼 현명한 판단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반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측은 "자금 은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는 이 사건에서 보석을 허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씨는 사업가 A씨로부터 사업 및 형사 사건 등이 잘 처리될 수 있도록 담당 경찰에게 알선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2020년 6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총 7억7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공수처는 김씨가 A씨로부터 수목장 등 불법적인 장례 사업 등에 대한 편의를 위해 경찰관 알선 청탁을 받았고, 금품을 수수하기로 합의하고 범행에 나섰다고 봤다.

청탁 대가로 김씨는 A씨의 신용카드를 약 1억원 이상 사용하고, 현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 경무관은 대부분의 금품을 오빠 김씨와 지인 B씨 명의 계좌를 이용해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지난 2월 김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벌금 16억여원과 7억5000만여원 추징도 명했다.

이 사건은 공수처 1호 인지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A씨도 지난달 14일 2심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했는데, 공수처 측이 법원의 보석 심문 일정을 놓치는 실책을 범해 석방됐다.

재판부는 공수처에 의견요청서와 보석 심문기일통지서 등 문서를 세차례에 걸처 발송했으나 공수처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형사소송법은 재판부가 보석에 대한 결정을 하기 전에 검사의 의견을 반드시 묻도록 정하며, 검사도 지체 없이 재판부에 의견을 표명해야만 한다.

심문 당일인 지난달 21일 오후 4시 공수처 측은 출석하지 않고 A씨 측만 참석한 채 심문이 끝났다. 다음날 재판부는 A씨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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