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AI 사용 급증에 선두 업체도 가격 인하 압박
오픈AI·앤트로픽, 수십억 달러 적자 속 IPO 부담 커졌다
기업들이 새로 도입하는 비용 절감형 도구는 업무 성격에 따라 여러 AI 모델을 자동으로 갈아타는 방식이다. 외부 업체 모델, 자체 개발 모델, 오픈소스 모델을 조합해 쓰면서 비싼 최상위 모델 사용량을 줄인다.
이 방식에서는 AI 에이전트가 단순 업무에는 알리바바, 딥시크 등 중국 업체의 저가 모델을 쓰고, 더 복잡한 작업에만 오픈AI의 챗GPT나 앤트로픽의 클로드 같은 고성능 모델을 호출한다. 관련 도구를 쓰는 기업 임원들은 일부 AI 보조 업무 비용을 최대 95%까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디테일의 창업자 댄 로빈슨은 “엔지니어들이 좋아하고 잘 작동하는 것을 찾으면, 우리는 그것을 비용 효율적으로 만드는 방법을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디테일의 업무량 90%를 클로드와 구글 제미나이에서 맞춤형 모델과 중국에서 개발된 GLM 계열 모델로 옮겼다.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의 미국 내 사용도 늘고 있다. 스타트업 버셀의 플랫폼에서 딥시크의 AI 사용 비중은 4월 1%에서 5월 17%로 뛰었다. AI 질의를 처리하는 스타트업 오픈라우터에서는 5월 중순 이후 딥시크 모델이 가장 많이 호출됐다. 오픈라우터는 고액 고객 사이에서 오픈소스 모델이 처리한 토큰 수가 2025년 가을부터 2026년 봄 사이 챗GPT·클로드·제미나이 같은 독점 모델보다 4배 빠르게 늘었다고 밝혔다. 토큰은 AI가 문장을 처리할 때 쓰는 기본 단위다.
오픈AI도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WSJ은 앞서 오픈AI가 이용자에게 받는 요금을 대폭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앤트로픽도 비슷한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회사 행사에서 비용 부담이 갑자기 핵심 현안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가격전쟁은 고성능 AI 시스템 개발·운영에 매년 수십억 달러를 쓰는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손실을 더 키울 수 있다. 두 회사는 향후 기업공개(IPO)에 대비해 비공개 서류도 제출한 상태다.
AI 가격 압박은 AI 모델이 앞으로 범용재처럼 가격이 낮아질지, 아니면 선두 업체들이 성능 격차를 유지하며 비싼 요금을 계속 받을 수 있을지를 둘러싼 논쟁에도 새 변수가 되고 있다. 컬럼비아대 공학대학원의 비샬 미스라 컴퓨팅·AI 담당 부학장은 “양자중력을 아는 모델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오픈소스 모델은 매우 유능하고, AI에 비싼 가격을 계속 받을 여지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기업들도 저가 AI 모델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상위 모델보다 더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한 소형 AI 모델 제품군을 공개했다. 엔비디아는 저가 모델 제품군 네모트론을 내놓았고, 오픈소스 AI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리플렉션에도 투자했다.
다만 AI 비용 계산은 단순하지 않다. 오픈소스 모델은 토큰당 가격이 훨씬 싸지만, 오픈AI·앤트로픽·구글 등 선두 업체의 최상위 모델은 여전히 오픈소스 모델보다 4~6개월 앞서 있다는 평가도 있다. 앤트로픽이 최근 공개한 클로드 페이블 5 모델은 딥시크 V4 프로보다 토큰당 가격이 50배 이상 비싸지만, 일부 복잡한 작업에서는 고성능 모델이 더 적은 토큰으로 일을 끝내 전체 비용이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
기업들은 이제 자체 AI 모델을 만들거나 여러 모델을 업무별로 조합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낮추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 AI 책임자를 지낸 앤드루 무어 러브레이스AI 창업자는 “AI 에이전트가 가장 싼 모델로 먼저 처리하고, 막히는 작업이 나오면 그때 더 비싼 고급 모델을 호출한다”고 말했다. 자율 코딩 도구 업체 팩토리의 마탄 그린버그 CEO도 최근 여러 업계 경영진이 AI 지출을 줄이기 위해 계속 연락해오고 있다며 “이 가격전쟁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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