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재판서 항변…재판부, 이례적 엄벌 탄원서 낭독
"자신 다치게 한 엄마에 안긴 아기….고통·눈물 상상 안돼"
[안산=뉴시스] 문영호 기자 = 자신의 8개월 아들을 리모컨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30대 친모가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항변했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2부(부장판사 박지영)는 12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0대)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A씨의 변호인은 이날 A씨의 혐의와 관련해 "치사 혐의는 인정하지만 살해 혐의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이가 숨진 것에 대해 고의는 없었다는 취지다.
A씨는 지난 4월 10일 시흥시 자신의 집에서 생후 8개월 된 아들 B군의 머리를 TV 리모컨으로 수차례 때리는 등 학대해 같은 달 14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부부는 B군을 때린 뒤 부천시의 한 병원을 찾기도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병원에서는 B군이 두개골 골절 등 심각한 머리 손상을 입었다며 입원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A씨 부부는 이를 거부하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3일 B군이 의식을 잃자 같은 병원을 찾았지만 B군은 14일 사망했다.
재판부는 이날 A씨에게 "왜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았냐"고 물었고 A씨는 "둘째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갈 경우, 혼자 집에 남게 돼 병원에 갈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어 "시간적 여유가 있지 않았느냐. 아이가 구토를 하는 것은 머리가 아프다는 위험신호다. 널리 알려진 상식"이라고 재차 묻자 "머리가 아파서 구토를 하기보다 속이 안 좋아서 구토를 하는 줄 알았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이날 A씨의 엄벌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이례적으로 낭독했다. 앞서 A씨 측이 열람을 요청했지만, 부적절하다고 판단, 이 중 하나만 공개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재판부가 낭독한 탄원서는 "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8개월 아이가 자신의 친모에게 리모컨으로 맞아 세상을 떠났다는 충격에 탄원서를 제출한다"며 탄원 이유를 밝혔다.
이어 "아이에게 부모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다. 그런 부모에게 아이가 맞았다는 게 참담하다"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병원 CCTV에 비친 장면을 떠올리며 "심하게 다친 아이가 결국 (자신을 때린) 엄마 품에 안겼다"며 "자신을 다치게 한 엄마에게 본능적으로 안기는 현실을 봤다. 아이가 느낀 고통과 눈물을 감히 상상조차 못하겠다"고 했다.
탄원서는 그러면서 "아동학대는 가볍게 다뤄서는 안된다. 생후 8개월밖에 안 되는 아이다. 잔혹성을 헤아려 주시고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엄중한 처벌을 부탁드린다"고 끝맺었다.
A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7월14일이다. 별도로 기소된 학대사건도 이날 병합 심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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