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허준희 인턴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확산한 재택근무가 근로자들의 심리적 고통을 유발하며, 특히 혼자 사는 1인 가구 근로자들의 정신건강에 치명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1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연구에서 2011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 근로자 58만 8322명의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가 공개됐다. 재택근무를 수행한 직원들이 사무실 출근자들에 비해 정신건강 관련 의료 이용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약 3분의 1이 재택근무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혼자 사는 1인 가구는 동거인이 있는 근로자보다 심리적 고통을 두 배 가까이 더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일상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의 단절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연구진은 "동료들과의 작은 일상적 대화나 출근길 바리스타와 나누는 짧은 인사조차도 정신 건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사회적 상호작용이 포함된 업무에서 근로자들이 큰 의미를 느끼지만, 가정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결핍되기 쉽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재택근무 환경은 근로자들을 일탈로 이끄는 위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전 노르웨이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주당 15시간 이상 재택근무를 하는 이들이 사무실 출근자보다 술을 마실 가능성이 더 높았다. 미국의 한 설문조사에서도 원격 근로자 5명 중 1명이 근무 중 알코올이나 약물을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최근 영국의 정신 건강 위기와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통계에 따르면, 현재 정신 건강 서비스 치료를 받거나 대기 중인 인원은 224만명으로, 팬데믹 이전인 2020년 초보다 85만명 급증하며 역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마크 로랜드 정신건강재단 최고경영자(CEO)는 "현재의 정신 건강 위기는 연간 최소 1180억 파운드(약 207조원)의 손실을 안겨주는 인도적·경제적 재앙"이라며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접근법이 없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연구진은 "원격 근무가 심리적 고통을 심화시키는 유일한 원인은 아니지만 매우 중요한 기여자인 것은 분명하다"라며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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