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449회 수학 교사, '사랑의 흡혈귀'가 된 사연은?

기사등록 2026/06/12 14:00:00 최종수정 2026/06/12 15:02:24

헌혈의날 유공자 김기선 광성고 교사

학생들과 봉사단 구성해…주기적 참여

"학생들과 성장하는 모습 볼 땐 보람"

[서울=뉴시스] 김기선 인천광성고 선생님이 헌혈을 하는 모습 (사진=김기선 선생님 제공) 2026.06.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인천광성고등학교에는 '흡혈귀'들을 이끄는 특별한 선생님이 있다. 학생들과 함께 헌혈을 다니며 봉사와 희생의 정신을 나누는 김기선 선생님이 그 주인공이다.

12일 뉴시스와 전화 인터뷰를 나눈 김기선 선생님은 그동안 449회 헌혈로 2026년 헌혈자의 날 기념행사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이날 복지부가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444회로 기록돼있으나 공적 집계 이후에도 헌혈을 계속 실시해 5회가 더 늘어났다.

첫 헌혈은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고등학교 2학년 시절 길을 걷다 헌혈을 권유하는 안내원을 통해 헌혈버스에 올랐다.

첫 헌혈 이후 현재까지 꾸준하게 헌혈을 이어가게 된 계기는 주변사람에 대한 관심이었다. 학군사관후보생(ROTC)로 장교 생활을 하던 중 한 병사가 백혈병에 걸린 사실을 알고는 근무하던 강원 홍천에서 원주까지 이동해 헌혈을 했다. 결혼 이후에는 자녀의 친구가 백혈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헌혈을 해 헌혈증을 전달하기도 했다.

군 제대 후 교직생활을 하면서도 헌혈에 대한 실천을 쉬지 않았다. 특히 김기선 선생님의 선한 영향력은 아이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중학교 학생부장때는 선도 목적이나 학교폭력 가해학생을 데리고 헌혈의집을 갔다. 중학생은 헌혈이 안 되니까 봉사를 시키고 나는 옆에서 헌혈을 했다"며 "그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됐을 때 자기들도 헌혈을 했다고 나에게 말해주는 친구들도 있었다"고 했다.

전혈헌혈은 만 16세부터, 혈장이나 혈소판성분헌혈은 만 17세부터 가능하다. 고등학교로 부임한 김기선 선생님은 헌혈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과 봉사단을 만들었다. 드라큘라, 모기, 모스키토, 흡혈귀인 등 다양한 봉사단명 후보가 거론됐고 그 중 흡혈귀가 낙점됐다. 10명이 시작한 봉사단은 약 6년이 흐른 현재 70명으로 규모가 커졌다.

인천에서는 학생들이 헌혈을 9회 이상할 경우 교육감상을 받을 수 있다. 인천에서 헌혈로 교육감상을 받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광성고 출신이라고 한다.

김기선 선생님은 봉사단을 운영하며 학생들에게 헌혈 가능한 시기가 오면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매주 학생들을 인솔해 헌혈버스로 이동하는 일도 김기선 선생님의 몫이다. 얼마 전 헌혈 열풍을 일으켰던 '두쫀쿠'처럼 특별한 기념품이 있을 경우 공유도 한다.

그는 "사춘기에는 힘들게 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잘못한 것에 대해 혼을 낼 수도 있지만 헌혈의집에 가서 다른 사람들이 헌혈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이 학생들도 참여하고 성장을 하는 모습을 볼 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처음에는 긴장했고 지금도 내 팔에 449회 바늘을 찔렀지만 의사가 아닌 일반인이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건 어마어마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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