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청소년 우울증"…자살예방 플랫폼 개발

기사등록 2026/06/12 08:26:03

우울증 진료 아동·청소년 5만3070명

발달 특성 반영 맞춤형 위험도 평가

발달 친화적 교육프로그램 개발 예정

[서울=뉴시스] 유재현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급증하고 있는 소아·청소년의 우울증과 관련,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살예방 프로그램 개발에 나선다.

12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보건복지부 '자살관련 사회문제해결기술개발사업'에 선정된 '지역사회 네트워크 기반 AI 활용 맞춤형 학생 자살예방 플랫폼 개발' 연구를 시작한다.

유 교수는 공동연구기관의 연구책임자로, '아동·청소년의 발달 특성을 반영한 자살예방 프로그램 개발과 AI 기반 맞춤형 위험도 평가 및 개입 체계 구축' 세부과제를 주관한다. 이번 연구의 총괄 연구자는 원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양찬모 교수다.

이번 과제는 기존의 일회성 자살예방 교육을 넘어, 학생의 우울, 불안, 트라우마, 가족관계, 자살위험도 등 다측면 심리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개인별 위험·보호요인 프로파일을 생성하고, 이에 맞는 예방교육 콘텐츠를 추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동·청소년의 감정 모니터링 활동을 통해 학생이 직접 표현하기 어려운 정서적 위기 신호를 조기에 포착하고, 고위험 신호가 확인될 경우 학교, Wee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자살예방센터, 병원으로 이어지는 지역사회 안전망과 연계하는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특히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감정 알아차리기, 신체 감각과 감정 연결하기, 스트레스 대처방식 배우기, 안전하게 도움 요청하기 등 발달 친화적 자살예방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온라인 콘텐츠와 AI 기반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유재현 교수는 "AI는 상담교사나 의료진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학생의 위험 신호를 더 빠르게 발견하고 적절한 도움으로 연결하기 위한 보조 도구"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 가능한 조기발견·맞춤형 개입·지역사회 연계 기반의 학생 자살예방 모델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연구가 중요한 배경에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문제가 있다. 특히 소아청소년의 자살 관련 문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소아우울증은 우리나라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정신건강 질환 중 하나다.

2023년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7~18세 아동·청소년은 5만3070명으로 2018년 대비 약 75.8% 증가했다. 우울증 발생에는 약 40% 수준의 유전적 취약성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대·방임·트라우마와 같은 어린 시절의 부정적 경험, 과도한 학업 부담, 또래관계 갈등, 신체질환, 경제적 어려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고립,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용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등 다양한 환경적 스트레스가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요인들은 뇌의 정서 조절 기능에 변화를 일으켜 우울증 발생 위험을 높인다.

우울증으로 인한 정서 조절의 어려움은 울음, 분노, 짜증과 같은 감정 표현으로 나타나며, 이해받지 못한 채 억압될 경우 학교 거부, 자해·자살 관련 행동, 신체화 증상, 중독 문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많은 아이들이 증상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으며, 중증 우울증은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도 절반 정도만 증상 관해에 도달한다.

또 아동·청소년기에 우울증을 경험하면 성인기 우울장애와 불안장애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만큼, 초기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와 지지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편 서울성모병원은 지난해 보건복지부 지정 보건복지부 지정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에 선정돼 응급실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자살시도자는 일반 인구에 비해서 자살재시도율이 20~30배에 달하는 등, 자살 고위험군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본 센터에서는 원내 정신건강의학과, 응급의학과, 사례관리팀과의 연계를 통해 응급실에 방문한 자살·자해시도자의 정서적 안정 회복, 재활 촉진을 수행해 재시도를 예방하고 고위험군을 감소시킬 목적으로 설치됐다.

유 교수는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유관 기관과 협력하여 자살 예방을 위한 사례 연계 및 다양한 생명존중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정신건강 위기 개입의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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