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 공장에 광주·정남 장성 '첨단3지구' 후공정설 '솔솔'
후공정은 용수·전력 사용 상대적으로 적어 용이
노동집약적으로 정부의 균형 개발 셈법과도 맞닿아
현재 정치권과 지역 사회 일각에서 거론하는 유치 시나리오는 광주·전남 장성 일대 첨단3지구에 후공정 공장을 짓는 방안이다.
반도체 제조 단계 중 유독 후공정이 먼저 첫 번째 카드로 제시되는 배경에는 인프라와 물류, 고용에 걸친 전반적인 셈법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생산은 크게 두 단계로 분류된다.
전공정은 실리콘 웨이퍼 위에 미세 회로를 새겨 넣는 원천 제조 과정이며, 후공정은 회로가 형성된 웨이퍼를 개별 칩 단위로 잘라 포장하고 최종 검사하는 패키징 과정이다.
클린룸과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가 투입되는 전공정의 경우, 웨이퍼를 끊임없이 세정해야 하므로 최첨단 팹 기준 하루 수십만 톤 단위의 초순수가 필수적이다.
전력 소비 역시 막대해 전력망 구축 등 관련 인프라 조성이 핵심 요건이다. EUV 노광 장비 자체가 전력을 크게 사용하고, 클린룸 전체의 온도와 습도 등을 맞추기 위해서는 공조 부담이 커 전력 사용이 크다.
실제 삼성 평택캠퍼스나 용인 클러스터 조성 당시 댐 용수 배분과 송전망 구축이 국가적 쟁점이 됐던 배경이기도 하다.
반면 후공정은 용수와 전력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요구되는 클린룸 청정도 등급도 낮아 인프라 구축과 입지 선택 폭이 넓다.
지리적 집적 효과의 제약이 덜하다는 점도 후공정의 특징이다. 전공정을 마친 웨이퍼는 부피가 작고 가벼워 장거리 운송에 따른 물리적 부담이나 비용 손실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기흥·화성·평택 등 수도권에 주요 팹을 두면서도 패키징 시설은 온양·천안 등 충청권에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생산 거점과 수백 킬로미터 떨어져 있어도 전체 공급망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특성 때문에 호남 유치설에서도 후공정이 가장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도출된 셈이다.
지역 균형 발전 기조와 맞물린 고용 창출 효과 역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공정은 석·박사급 연구 인력이 핵심인 대표적인 기술 집약 산업으로 분류된다.
이에 비해 후공정은 주로 유지 보수와 공정 엔지니어링 등이 적지 않게 필요하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노동집약적으로 평가된다.
이는 대규모 고용 유발을 통해 지방 인구 소멸 위기를 극복하려는 지자체의 요구와, 균형 발전을 도모하려는 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정확히 부합하는 대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후공정 공장만으로는 중장기적인 반도체 생태계 조성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지자체 내부에서는 후공정을 초기 교두보로 삼은 뒤, 향후 대규모 전공정 팹까지 연쇄적으로 유치하는 종합 생태계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강위원 전남도 경제부지사는 지난 9일 SNS를 통해 "후공정 패키징을 넘어 대규모 '전공정 팹' 유치까지 기어이 밀어붙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당사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해당 공장설과 관련해 "확인된 바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달 말로 예정된 정재계 간담회를 전후로 구체적인 투자 윤곽이 드러날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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