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요금 3년 새 75% 급등…전력 다소비 업종 부담 가중
K스틸법·석화지원특별법 시행에도 전기요금 감면 조항은 빠져
철강·석화업계 "친환경 전환·경쟁력 확보 위해 전기료 지원 필요"
최근 철강·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법이 잇따라 마련됐지만 정작 업계가 가장 절실하게 요구한 전기요금 지원 대책은 최종안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석유화학 기업들은 최근 수년간 이어진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철강과 석유화학은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업종으로 생산 공정을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장치산업 특성상 전기요금 상승이 곧바로 원가 부담으로 이어진다.
특히 철강업계는 탄소중립 대응을 위해 전기로 비중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높아진 전기요금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 2021년 4분기 ㎾h당 105.5원 수준이었지만, 지난 2024년 4분기 185.5원까지 75%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주택·일반용 요금 인상률이 30~40%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제조 현장의 부담이 매우 큰 상황이다.
현재 주택용 전기요금은 ㎾h당 150원대로 산업용 전기요금보다 훨씬 저렴한 기형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친환경 전환을 위해 전기로를 확대해야 하지만 전기요금이 계속 오르면서 투자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석유화학 업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글로벌 공급 과잉과 중국발 저가 공세, 수요 부진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전력비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일부 석유화학 기업들은 최근 2년 동안 전기요금 부담이 수천억원 규모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석화업계는 전기요금 감면과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 완화 등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직접적인 전기요금 인하 대신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와 분산에너지 특구 등을 통한 간접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전소 인근 지역에 입주한 기업들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력을 공급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다만 해당 제도는 일부 지역에 한정되 데다 실제 시행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장 위기에 처한 기업들의 부담을 덜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최근 마련된 철강·석유화학 지원 법안에도 전기요금 지원책은 반영되지 못했다.
철강산업의 탄소중립 전환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이른바 'K스틸법'과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석화지원특별법'이 시행되지만 전기요금 감면 조항은 최종안에서 빠졌다.
당초 업계에서는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책이 포함되기를 기대했지만 관계 부처 협의 과정에서 재정 부담과 형평성 논란 등이 제기되며 제외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과 석유화학은 국가 수출과 제조업 생태계를 떠받치는 기간산업"이라며 "친환경 전환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산업용 전기요금의 하향 안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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