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사고만 8년새 3번…한화에어로, 중대재해 재범 가중될까

기사등록 2026/06/02 15:30:44 최종수정 2026/06/02 17:00:27

5명 사망·2명 부상…노동부, 전담수사팀 꾸려 조사

2018·2019년에도 폭발 사고…8년간 13명 사망해

과거 사고, 중대재해법 시행 전…재범 가중 제한적일 듯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지난 1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이 통제되고 있다.(공동취재) 2026.06.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홍주 박정영 기자 = 지난 1일 방산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5명이 숨진 가운데, 정부가 전담수사팀을 꾸려 사고원인과 안전조치 의무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같은 사업장에서 2018년과 2019년에 이어 세 번째 폭발 사고가 발생한 만큼 회사의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2일 고용노동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 대전 사업장 56동에서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감식에는 경찰과 소방당국을 비롯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고용노동부, 안전보건공단 등 5개 기관 총 34명이 투입됐다. 유가족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2018·2019년에도 폭발 사고…노동계 "예견된 참사"

한화에어로는 국내 최대 방산업체로, 대전공장에서는 로켓과 유도무기 추진체 개발·생산, 추진제 혼화·충전 등 고위험 공정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1일 오전 10시59분께 발생했다. 당국과 사측은 발사체 추진체와 관련된 세척 작업을 하던 중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7명이 있었는데, 이 중 5명은 숨지고 2명은 각각 중상과 경상을 입었다.

문제는 해당 사업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2018년 5월에는 충전공실에서 로켓 추진 용기에 고체 연료를 충전하는 과정에서 폭발 사고가 나 5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났다.

이듬해 2월에는 로켓추진체에서 연료를 분리하는 작업 중 폭발 사고가 나면서 3명이 숨졌다.

두 차례 사고 모두 업체 측의 안전관리 소홀로 인한 사고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관계자들은 업무상 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노동계에서는 '예견된 참사'였다는 지적이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지난해 8월에도 화재가 발생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1일 "안전관리 체계와 재해예방 시스템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불가피하다"며 "정부가 화약류·화학물질 취급처 및 고위험 건설 현장 전반에 대한 특별점검과 실효성 있는 예방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같은 공장에서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8년간 세 차례나 발생했다"며 "사고 이후 어떤 개선도 이뤄지지 않았음이 여실히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도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2018년 사고 당시 486건의 법 위반사항을 노동부가 지적했음에도 2019년 폭발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이번 사고에 대한 사업장 전반의 총체적인 점검과 개선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참사는 언제든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노동부,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 수사…'재범 가중'은 어려울 듯

[대전=뉴시스] 이영환 기자 = 경찰 및 소방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기 위해 2일 오전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6.06.02. 20hwan@newsis.com

노동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중대재해법은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하는 등 중대 사고가 발생한 원인이 안전·보건 조치 확보 의무 위반일 경우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등을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한 경우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한 경우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 적용된다.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이, 회사 법인에는 50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특히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형이 확정된 뒤 5년 이내에 다시 같은 죄를 저지른 경우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도 최근 중대산업재해 재범의 경우 권고 형량의 상·하한을 1.5배 높이는 양형기준안을 마련했다.

이번 사고는 사망자가 5명 발생한 만큼 중대재해법상 중대산업재해에 해당한다. 실제 처벌 여부는 회사와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등 법에서 정한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했는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다만 한화에어로의 경우 재범 가중 규정 적용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앞선 2018년, 2019년 두 차례 사고가 모두 중대재해법 시행일인 2022년 1월 27일 이전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 마지막 사고가 7년 전이기 때문에 재범 가중 적용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용석 한국안전환경과학원 중대재해컨설팅팀 과장은 "현장 조사에서는 위험 물질 관리를 실질적으로 제대로 했는지, 또 작업 절차 등을 제대로 지켰는지, 방폭 설비를 갖춰서 운영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며 "가연성 물질을 사용하는 곳이라 특별보건교육도 진행해야 하는데 형식적으로만 하지는 않았는지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날 오전 중대산업재해수습본부 2차 회의를 열고 "중대재해법과 산안법 관련 수사를 신속하고 엄정하게 진행하고, 법 위반 사항이 있을 시 엄중하게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또 "사고 발생 당일부터 진행된 관계인 등 조사 결과 최근 계약 물량이 급증한 측면이 있었던 점, 어제 SK하이닉스에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한 불산 누출 사고가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반도체, 방산 제조업체 등 최근 호황 업종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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